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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7 20:43 수정 : 2005.03.07 20:43

6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가 순교자 광장에서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 암살사건 뒤 시리아군 철수를 요구해 온 시위대가 반시리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베이루트/AP 연합



수도 도심서 대규모 집회 열기로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 암살사건 뒤 레바논 전역을 휩쓴 반시리아 운동에 침묵으로 일관해 온 시아파 최대조직 헤즈볼라가 6일 시리아 지지를 공식 선언하고 나섰다.

레바논 일간 <데일리스타>는 7일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사무총장은 6일 기자회견을 열어 레바논 내정에 대한 ‘외국세력의 개입’에 반대하고, 시리아군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한 대규모 집회를 8일 수도 베이루트 중심가에서 열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30여개 친시리아계 정치단체 대표단과 회의를 한 뒤 이렇게 밝히고, “이번 집회는 자유와 주권, 독립에 반하는 외국세력의 개입에 대한 단호한 거부의사를 밝히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스랄라 총장은 이어 “하리리 전 총리 암살 뒤 정국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면서 레바논과 이슬람 저항운동이 직면한 중요한 문제에 대해 헤즈볼라가 발언을 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우리는 평화롭고 민주적인 집회와 시위를 통해 국내정치에 개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즈볼라가 레바논 내정문제에 대해 분명한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헤즈볼라의 갑작스런 시리아 지지 선언으로 (반시리아 운동을 주도해 온) 야당 쪽이 당혹해하고 있다고 <데일리스타>는 덧붙였다.

▲ 친시리아계 레바논 주민들이 6일 수도 베이루트 시내 시리아 정보부 부근에서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시리아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베이루트/로이터 연합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7일 아말 고라예브 베이루트 아메리칸대 교수의 말을 따 “나스랄라 총장의 발언은 내각 총사퇴로 한껏 고무돼 있는 야권을 겨냥한 분명한 경고”라며 “헤즈볼라가 (야당 쪽의 반시리아 움직임에) 더이상 침묵을 지키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날 인터넷판에서 “헤즈볼라가 촉구한 집회에는 수십만명의 헤즈볼라 지지자는 물론 여타 시아·수니파 정치단체와 범아랍주의 정당들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경우 (반시리아 운동을 주도해 온) 야권과 차이가 부각되면서 레바논 내전 당시의 종족 갈등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헤즈볼라는 어떤 조직?=아랍어로 ‘신의 정당’을 뜻하는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맞서기 위해 시아파 종교지도자들이 이란의 재정 지원을 받아 창설했다. 창설 초기부터 레바논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의 점령에 맞서 강력한 무장투쟁을 벌여왔기 때문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일찌감치 테러조직으로 분류해놨다. 반면 아랍권 전역과 유럽 일부나라는 헤즈볼라를 합법적인 시아파 정치단체로 보고 있다.

2000년 5월 이스라엘군이 남부 레바논에서 철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헤즈볼라는 여전히 2만5천여명의 무장대원을 거느리고 있다. 또 빈민지역을 중심으로 폭넓은 구호활동을 벌이면서 지지기반을 넓혀 온 헤즈볼라는 이를 바탕으로 정치단체로 탈바꿈을 시도해 레바논 의회에 12명의 의원을 진출시키는 등 레바논 정계에서 가장 강력한 조직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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