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27 16:48
수정 : 2019.08.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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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참석차 프랑스 비아리츠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미국이 내년에 주최하는 G7 정상회담을 플로리다에 있는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 골프 클럽’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유력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아리츠/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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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20분 거리 아주 멋진 곳”
‘도럴 마이애미 골프 클럽’ 언급
“국제 행사 유치해 사익추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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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참석차 프랑스 비아리츠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미국이 내년에 주최하는 G7 정상회담을 플로리다에 있는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 골프 클럽’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유력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아리츠/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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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 골프 클럽은 아주 멋진 곳이다. 마이애미 국제공항에서 차로 20분 거리, 수백 에이커에 달하는 광대한 면적 덕분에 어떤 행사도 문제 없이 치를 수 있다. 50~70호를 갖춘 건물도 여러 채가 있어 (각국) 대표단이 각자 건물 한 채씩 차지할 수 있다.”
‘정보성 광고’처럼 보이는 이 말은 2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이 열린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지하게 꺼낸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양자회담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내년 미국이 주최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 소재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 골프 클럽’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유력히 검토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유지에 국제 행사를 유치해 사익 추구에 나서는 등 공사 구분을 못하고 이해충돌 논란을 빚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 타임스>는 한 호텔 컨설턴트의 말을 인용해 이 호텔이 공항과 가깝다는 입지적 장점은 있지만, 이만한 정도의 장점에다 정상회담을 열 만한 규모를 갖춘 시설이 미국 내에 100개 정도는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 인근에 리조트 입구가 있는 까닭에 안전 확보가 어렵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는데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기 플로리다주가 매우 덥고 습한데다 허리케인 발생 가능성도 있어 이곳이 정상회담 개최지로 최적의 장소는 아니라는 얘기도 전했다. 미 언론들은 도럴 리조트가 2016년에 막대한 비용(2억5000만달러)을 들여 리노베이션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2년 만에 순영업이익이 69% 가까이 떨어지는 등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정상회담 유치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몰아주고 홍보 효과를 누리게 하려는 게 아니냐고 비판에 나섰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이해충돌 논란에 부딪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라라고 골프클럽에서 개최하는가 하면, 지난 6월 아일랜드 순방 때 둔버그 골프장에 들러 골프를 치는 등 국민의 세금으로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두 곳 다 트럼프가 소유자다. 월터 쇼브 전 공직자윤리위원장은 “많은 전임 대통령들이 자기 집에 세계 지도자들을 초청한 바 있지만, 수익형 비지니스와는 전혀 무관했으며 트럼프처럼 대통령과 그 일가에 직접적으로 수익이 돌아가도록 한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대통령직 수행에 따른 손실과 기회상실 비용까지 포함하면 30억~50억달러를 손해본 것이나 다름 없다는 주장까지 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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