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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14 12:16 수정 : 2019.07.14 20:45

미국 뉴욕 맨해튼 일대가 13일 정전으로 암흑에 잠겼다. 뉴욕/AFP 연합뉴스

맨해튼 서쪽 지역 변전소 이상 발생
미드타운과 어퍼웨스트사이드 일대
3시간 이상 정전…7만3천명에 영향

지하철 운행·브로드웨이 공연 중단
쿠오모 “용납 못할 일…향후 조사”

미국 뉴욕 맨해튼 일대가 13일 정전으로 암흑에 잠겼다. 뉴욕/AFP 연합뉴스
24시간 불빛이 꺼지지 않는 도시, 미국 뉴욕 맨해튼 심장부가 13일 저녁 어둠에 잠겼다. 변전소에 문제가 생기면서 맨해튼 일대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벌어졌고, 지하철이 멈춰서는 등 도시 기능이 일부 마비되면서 시민과 관광객 수만명이 불편을 겪었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 오후 맨해튼 미드타운과 어퍼웨스트사이드 등 지역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시 일원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콘에디슨사의 존 맥어보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후 6시47분께 맨해튼 서쪽 변전소 중 한 곳에서 중대한 문제가 생기면서 타임스스퀘어에와 브로드웨이, 록펠러센터 등에 이르는 30개 블록 7만3000명의 고객이 3시간 넘게 전력 공급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콘에디슨사는 이날 자정께 전력이 완전 복구됐으며, 정확한 정전 원인은 향후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전으로 지하철 일부 노선이 멈춰서고 신호등이 먹통이 되면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수많은 관광객과 시민이 건물에서 쏟아져 나와 걸어서 거리를 이동했으며, 일부 시민은 직접 교통정리에 나섰다. 건물 안 엘리베이터 운행이 갑자기 중단되며 안에 갇힌 시민을 구출하기 위해 소방당국의 긴급출동이 이어지기도 했다.

네온사인으로 유명한 타임스퀘어 일대 빌딩들도 전광판이 꺼졌으며, 일부 방송국은 생방송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또 연극과 뮤지컬 극장이 몰려 있는 브로드웨이에서는 토니상 수상작인 <하데스타운>을 비롯한 저녁 공연들이 잇따라 취소됐고, 뮤지컬 <컴 프롬 어웨이>의 일부 배우들이 거리에서 즉석 공연을 진행해 관광객이 몰리기도 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이번 정전은 공교롭게도 1977년 뉴욕 대정전이 발생한 지 꼭 42주년이 되는 날 발생했다. 당시 뉴욕시와 북동부 교외지역에서 25시간이나 대정전이 일어나면서 대규모 약탈과 방화가 일어난 바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내어 “보고된 부상자는 없지만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며 “향후 공공서비스국이 (이번 정전 사태에 대한)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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