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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10 21:20 수정 : 2019.07.10 21:46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가 2017년 1월 미국 워싱턴의 주미 영국 대사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맞아 주최한 차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럭 대사는 트럼프 정부 초기 백악관을 “어설프고 무능하며 분열돼 있다”고 평가한 보고서를 본국에 보낸 사실이 최근 언론 보도도 밝혀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격노를 샀고, 결국 10일 전격 사임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10일 “현 상황에서 임무 수행 불가능”
“트럼프 정부는 무능·분열” 평가가 화근
트럼프 “더이상 그를 상대 않겠다” 발끈
영국 정부는 외교전문 ‘누출’에 더 촉각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가 2017년 1월 미국 워싱턴의 주미 영국 대사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맞아 주최한 차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럭 대사는 트럼프 정부 초기 백악관을 “어설프고 무능하며 분열돼 있다”고 평가한 보고서를 본국에 보낸 사실이 최근 언론 보도도 밝혀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격노를 샀고, 결국 10일 전격 사임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행정부를 “무능하다”고 평가한 메모가 뒤늦게 보도돼 곤혹을 치른 킴 대럭 주미 영국 대사가 결국 사임했다.

대럭 대사는 10일 사임장에서 “현재 상황에서 내가 임무를 수행하는 건 불가능해졌다”며 “이런 환경에서 책임 있는 수순은 (총리가) 새로운 후임 대사를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6일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대럭 대사가 2017년부터 최근까지 본국 외무부에 보낸 전문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대럭 대사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초기 상황을 노골적으로 폄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전문에서 그는 “우리는 이 정부가 더 정상적으로 작동하리라곤 전혀 믿지 않는다”며, 트럼프 정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예측할 수 없으며, 분열됐고, 외교적으로 어설프고 무능하다”고 평가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8일 트럼프 대통령은 격분하며 “더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겠다”고 영국 정부에 통첩했다. 이날 만찬에 영국 대사의 초청도 전격 취소하는 등 외교활동 배제 방침도 분명히 했다. 뿐만 아니라, 이달 말 사임할 예정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겨냥해 “영국이 새 총리를 갖게 되는 건 좋은 소식”이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에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영국이 미국에 떠맡긴 이상한 대사는 우리를 황홀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매우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비난을 이어갔다. 이날 메이 총리가 “대럭 대사에 대해 계속해서 전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고 감싼 것과 극명하게 대조됐다.

영국 정부에선 대럭 대사의 보고 내용보다 외교 전문이 누출돼 주미 대사가 사임에 몰린 현실을 더 심각하게 보고 있다. 제러미 헌트 외교장관은 10일 성명을 내어 “내가 외교장관으로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할 때마다 나는 킴 대사의 전문성과 지적 능력에 깜짝 놀라곤 했다”며 “대럭 대사의 전문 보고가 선별적으로 누출된 것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헌트 장관은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함께 집권 보수당의 차기 당 대표 겸 영국 총리직을 놓고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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