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11 15:52
수정 : 2019.06.1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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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게이트 사건 때 백악관 법률고문이었던 존 딘이 10일 미국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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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 백악관 법률고문, “트럼프 행위는 당시와 6가지 비슷”
수사 무마 시도, 수사 책임자 해임, 측근에 위증 요구…
트럼프 “백악관에서 쫓겨난 인물, CNN 출연자”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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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게이트 사건 때 백악관 법률고문이었던 존 딘이 10일 미국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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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을 낙마시킨 워터게이트 사건의 핵심 증인이 46년 만에 의회에 나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와 닉슨의 행위는 6가지가 비슷하다고 증언했다.
닉슨 대통령 때 백악관 법률고문을 지낸 존 딘(81)이 10일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당시 사건과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게이트’ 조사 결과는 매우 유사하다는 증언을 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는 탄핵감이라는 민주당 쪽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딘은 워터게이트 은폐에 가담한 일로 단기 징역형을 살았지만 수사에 협조하고 의회에서 진실을 폭로하면서 ‘스타 증인’으로 불렸다.
딘은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사건을 덮으려 한 것이 비슷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제임스 코미 당시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러시아 쪽 접촉에 대한 위증에 대해 “플린을 그냥 놔두라”고 종용했다. 딘은 닉슨도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적발된 이들에 대한 수사를 중단시키려 했다며 “닉슨과 트럼프의 발언은 놀랍도록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는 닉슨 쪽이 민주당 전국위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고 한 것도 러시아 쪽이 2016년 민주당 전국위 이메일을 해킹한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딘은 사건을 덮으라는 지시를 거부한 코미 전 국장을 해고한 것은 워터게이트 때의 ‘토요일 밤의 학살’에 비유된다고 했다. 닉슨은 당시 아치볼드 콕스 특별검사를 해임하라고 지시했지만, 법무장관과 차관이 이를 거부하고 사임했다. 결국 차관보가 장관을 대행해 특검을 해임했다.
딘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한 도널드 맥겐 전 백악관 법률고문의 행동은 자신과 닮았다고 했다. 딘은 닉슨이 “백악관은 워터게이트와 전혀 무관하다는 가짜 기록을 만들라”고 지시했지만 따르지 않았다고 했다. 맥겐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은 뮬러 특검의 해임 추진을 지시한 적 없다’는 허위 발표를 요구받았지만 거부했다. 의회는 맥겐을 청문회에 세우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막고 있다.
4월에 나온 특검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에 해당할 수 있는 11가지 행위를 했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특검은 현직 대통령은 기소 대상이 아니라는 법무부 입장에 따라 혐의 유무는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이 닉슨의 백악관에서 쫓겨났고, <시엔엔>(CNN)에 돈을 받고 출연하는 존 딘을 데려왔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반응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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