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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23 18:05 수정 : 2019.04.23 22:34

이란 ‘돈줄’ 끊기 위한 최대의 압박 조처
중국·터키 등 “일방적 제재에 반대” 비난
이란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경고 맞불
트럼프 “OPEC 증산하면 문제없다”지만
유럽시장, 국제 유가 전날 이어 상승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8개국에 대한 한시적 제재 유예 종료를 선언하자 이란은 물론 중국과 터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란 핵협정을 일방적으로 탈퇴한 데 이어 완력으로 전세계를 통제하겠다는 태도에 반감이 고조되고, 유가 상승까지 뒤따르면서 미국의 ‘지도력’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것이다.

이란의 석유 수출을 완전한 제로로 만들겠다는 미국의 발표는 이란산 석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미국의 일방적 제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과 이란의 협력 관계는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합법적이므로 존중 받아 마땅하다”며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의 합법적 이해관계를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일방적 제재에 반대하며, (우리가) 이웃 나라와 어떤 관계를 맺을지에 대해 강요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란산 석유를 두 번째로 많이 사는 인도 정부는 즉각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그간 “오직 유엔을 통한 제재만 받아들일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미국의 ‘지시’를 세계가 일사불란하게 따를지를 두고 우선 중국의 행보가 주목된다. 막대한 석유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중국은 상대적으로 싼 이란산 석유에 크게 의존해왔다. <시엔엔>(CNN)은 에너지 업계 관계자의 말을 따 “중국이 당장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과 막판 무역 협상을 하는 상황인 중국이 어느 정도나 미국에 반기를 드는 행동을 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 동향도 미국의 조처에 약발이 있을지를 좌우할 수 있다. 애초 미국이 한국 등 8개국에 예외를 인정해준 데는 동맹국들을 배려한다는 의도뿐 아니라 유가 급등 우려가 있었다. 22일 ‘예외 불인정’ 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소식에 3% 안팎의 급등세를 보인 유가는 23일에도 올랐다. 이날 오전 유럽시장에서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0.8% 오른 배럴당 74.64달러, 서부텍사스유는 0.9% 뛴 66.13달러에 거래됐다. 유가가 급등하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원망을 살 뿐 아니라, 미국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메랑을 맞게 된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이란산 석유 금수를 발표할 때 ‘대책’으로 제시한 사우디아라비아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란 원유에 대한 미국의 전면 제재에서 비롯된 (원유 공급량) 격차는 사우디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다른 회원국들이 보충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감산으로 고유가를 즐기는 오펙이 그 뜻에 얼마나 따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세계의 하루 산유량은 9900만배럴가량인데, 오펙 3위 산유국 이란은 300만배럴가량을 생산한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런 조처는 유가 상승, 이란산 원유 수입국의 반발, 이란의 반격을 초래하는 등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란의 대응도 주목된다. 알리레자 탕시리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사령관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이익을 얻지 못한다면 이 전략적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다시 위협했다. 호르무즈해협은 이란뿐 아니라 다른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를 수출하는 통로다.

이정애 기자,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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