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4.17 01:10
수정 : 2019.04.17 01:10
새 지역 국제기구 ‘프로수르’ 창설 속도 낼 듯
브라질이 남미국가연합을 공식적으로 탈퇴했다. 이에 따라 남미국가연합은 사실상 해체 위기에 놓이게 됐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외교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남미국가연합을 탈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해 4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파라과이 정부가 남미국가연합 참여를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남미국가연합의 위기는 이후에도 계속됐다"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브라질 외교부의 성명은 볼리비아 정부가 차기 순번의장을 브라질로 넘길 것이라고 밝힌 직후 나온 것으로 순번의장 수임을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남미국가연합 탈퇴사실을 확인했다.
'남미판 유럽연합(EU)'을 내건 남미국가연합은 지난 2008년 5월 브라질리아에서열린 남미 정상회의 합의에 따라 창설됐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과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기구 창설을 주도했다.
남미국가연합은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고 남미 통합을 지향한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으나 2017년 1월부터 사무총장 공석 상태가 계속되고 회의도 거의 열리지 않고 있다.
남미국가연합에는 12개국이 참여했으나 지금은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우루과이, 가이아나, 수리남 등 5개국만 남은 상태다.
앞서 에콰도르 정부는 자국 수도 키토에 있는 남미국가연합 본부 건물을 반환해달라고 요청했다. 남미국가연합 본부가 입주한 건물의 시가는 약 4천만 달러로 추산된다.
한편, 브라질이 남미국가연합을 탈퇴하면서 이를 대체하는 '프로수르'(스페인어Prosur·포르투갈어 Prosul) 창설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콜롬비아·파라과이·페루·에콰도르 등 남미 7개국 정상들과 가이아나 대사는 지난달 22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만나 프로수르 창설 선언문에 서명했다.
프로수르는 본부를 따로 두지 않고 예산도 편성하지 않으며 회원국이 돌아가며 1년씩 순번 의장을 맡는 유연한 기구를 지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수르는 역내 문제 해결에 협력하기 위해 이념과 관계없이 어떤 국가에도 문호를 개방한다는 입장이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프로수르는 민주주의, 자유, 인권 존중에 대해 명확하고 확고한 헌신을 가진 포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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