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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03 14:53 수정 : 2019.04.03 22:15

로리 라이트풋이 2일 밤 시카고 시장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던 중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시카고/로이터 연합뉴스

2일 연방검사 출신 로리 라이트풋 당선
‘변화’ 대 ‘연륜’ 구도로 치러진 선거전
선출직 첫 도전서 지역 정치 거물 꺾어
“기득권 정치에 대한 유권자 심판” 평가

로리 라이트풋이 2일 밤 시카고 시장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던 중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시카고/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3대 도시 시카고에서 첫 흑인 여성 시장이 탄생했다.

2일 시카고 시장 선거에서 연방검사 출신인 로리 라이트풋(57)이 정치 거물인 토니 프렉윙클(72) 쿡카운티 행정위원회 의장을 큰 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흑인 여성이 시카고 시장으로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이트풋은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대도시에서 흑인·여성·동성애자 등 ‘소수자’의 요건을 두루 갖춘 시장이 나오면서, 미국 선거사를 새로 쓰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라이트풋이 74% 대 26%의 큰 격차로 프렉윙클을 누르고 당선된 것은 여러 모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라이풋에게 이번 선거는 첫 선출직 도전이었지만, 프렉윙클은 30여년간 지역 정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시카고 의회에서 4선을 하고 2010년부터는 시카고를 관할하는 쿡카운티의 행정위원회를 이끌어왔다. 프렉윙클도 역시 흑인 여성이다.

라이트풋은 2014년 경찰관이 16발의 총격을 가해 흑인 소년을 사살한 사건 재수사 과정에서 경찰위원회 의장에 임명돼 경찰 개혁 필요성을 주장하며 이름을 알리긴 했지만, 정치 명문가들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카고 정계에서 그리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었다. 게다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시장이 3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번 선거에는 정치 명문가 출신 빌 데일리 등 쟁쟁한 후보 21명이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인 라이트풋은 자격 검증을 거친 14명이 맞붙은 2월26일 1차투표에서 17.54%를 얻어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결선에서도 압도적 표차로 당선을 확정했다. ‘변화’ 대 ‘경륜’으로 치러진 선거전에서 유권자들이 ‘변화’를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 타임스>는 아웃사이더 정치 신인 라이트풋의 당선은 부패한 기득권 정치에 시카고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라이트풋은 다음달 20일 임기를 시작한다. 공무원 연금 적자 해소를 위해 향후 4년간 10억달러를 추가 투입해야 하는 것을 비롯해 만연한 총기·조직폭력 문제 등의 숙제를 안고 있다. 아울러 사법 당국에 대한 불신 해소와 부패 척결, 도시의 균형 발전, 인구 이탈 대책 등 주민들 요구에도 부응해야 한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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