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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02 17:02 수정 : 2019.04.02 20:17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 중 하나인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을 향해 최근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두 건의 폭로가 터져나왔다. 로이터 연합뉴스

플로레스 전 네바다주 부지사 후보 이어
하임즈 하원의원 전 보좌관도 ‘미투’ 폭로
바이든 “부적절한 행동이라 생각지 않아”
해명에도 불구하고 후보 경쟁력에 의문
경쟁자 워런·샌더스 “피해자 주장 인정”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 중 하나인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을 향해 최근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두 건의 폭로가 터져나왔다. 로이터 연합뉴스
출마 선언은 미루고 있지만 미국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히는 조 바이든(76) 전 부통령이 잇따른 ‘미투’ 폭로로 고빗길에 섰다.

민주당 소속 짐 하임스 하원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한 에이미 래포스(43)는 1일 코네티컷주 지역신문 <하트퍼드 커런트>와 한 인터뷰에서 “2009년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의 모금 행사장에서 바이든이 목을 감싸고 머리를 당긴 뒤 자신의 코를 비볐다”며 “그가 나에게 키스를 하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2014년 민주당 네바다주 부지사 후보로 지명된 루시 플로레스(39)가 그때 바이든이 불쾌한 신체 접촉을 했다고 밝힌 뒤 사흘 만에 나온 두번째 폭로다. 래포스는 “당시 바이든은 부통령이었고, 나는 보잘것없는 사람이라 문제 제기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폭주를 저지해야 한다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열망에 힘입어 유력 대선 주자로 꼽혀온 바이든이 미투 연타에 휘청이고 있다. 바이든은 첫번째 폭로 직후인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어 “오랜 세월 수많은 악수와 포옹, 애정과 지지, 위로의 표현을 했지만, 단 한 번도 부적절하게 행동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 “여성이 자신의 경험을 말할 수 있고 말해야 하는 시대다. 남성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만약 내가 그렇게 했다는 문제 제기가 있다면 정중하게 듣겠다”고 했다. 자신은 성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바이든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다시 미투 폭로가 터져나오자, 2017년 이후 ‘미투’가 정치권에서도 큰 화두가 된 상황에서 그의 후보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이 2015년 2월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 취임식에서 그의 아내에게 부적절한 스킨십을 했다고 지목된 장면.
이 문제 탓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싸움이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그 중 하나다. 민주당 일각에선 상대의 약점을 놓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본선에서 이 문제를 악착같이 물고 늘어질 것이라는 이유로 ‘바이든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음흉한 의도는 없었을 것’이라는 동정론도 있다. 여성 기업인으로 오랫동안 민주당을 후원한 수지 톰킨스 뷰얼(76)은 바이든은 원래 손을 잡거나 껴안는 게 버릇인 사람이라며 “그저 다정한 할아버지일 뿐”이라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하지만 뷰얼도 바이든 같은 노정객의 행동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 대선 후보 경쟁자들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이 문제의 이슈화에 나서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시비에스>(CBS) 방송 인터뷰에서 “플로레스의 주장을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고, 워런 의원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엔엔>(CNN)은 “바이든이 큰 타격을 입을지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면서도 “포스트 미투 시대, 나이 많은 백인 남성이라는 정체성을 극복해야 하는 건 과제”라고 진단했다. 2017년 시작된 ‘미투’ 물결로 성폭력 이슈가 여성 유권자들을 결집시키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인터넷 매체 <복스>도 “젊은층과 여성들이 주도하는 민주당을 구세대인 바이든이 대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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