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27 16:11
수정 : 2019.03.2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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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시 스몰렛이 26일 미국 시카고 레이턴 법정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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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동성애 혐오 폭행 자작극 배우 스몰렛
검찰, 초범·봉사활동 등 고려해 공소 취소
시카고 시장·경찰 “검찰 결정 부당”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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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시 스몰렛이 26일 미국 시카고 레이턴 법정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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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을 올리려고 백인에게 공격을 받았다며 자작극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미국 흑인 배우 주시 스몰렛에 대해 검찰이 공소를 취소했다. 이에 시카고 시장과 경찰이 반발하는 등 비난 여론이 일면서 ‘유명인 봐주기’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시엔엔>(CNN)은 26일 일리노이주 쿡카운티 검찰이 공무집행방해 등 16가지 혐의로 기소된 스몰렛에 대해 공소 취소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1987년 아역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인기 드라마 <엠파이어>에 출연하고 있다. 2015년께 커밍아웃 뒤 흑인과 성소수자 인권 활동도 했다.
스몰렛은 1월29일 새벽 시카고 거리에서 두 남자가 인종차별적이고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욕설을 하며 자기 목에 올가미 모양의 밧줄을 감았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혐오 범죄로 보고 수사에 나선 경찰이 용의자 2명을 체포하면서 사건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용의자들은 그와 함께 드라마에 출연한 적 있는 단역 배우들로, 3500달러(약 397만원)를 받고 자작극에 참여했다고 진술했다. 스몰렛은 조사 때는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소 취소 뒤 법원을 나서면서 자신은 전혀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잘못은 인정되지만 보석금 1만달러 몰수와 사회봉사 활동을 고려해 기소를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초범이고, 그의 행동이 지역 사회에 위험을 끼치지 않았다는 점도 참작했다고 했다.
강력범죄가 다발하기로 유명한 시카고시 당국은 이 사건으로 야단법석을 피웠다가 허망한 결론에 분통을 터뜨렸다. 람 이매뉴얼 시장은 경찰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보석금 1만달러는 감시카메라를 뒤져보고,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대배심이 많은 혐의로 그를 기소하는 데 든 비용의 근처에도 못 간다”고 말했다. 그는 “스몰렛이 영향력 있는 배우가 아니었다면 전혀 다른 법적 기준이 적용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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