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04 16:10
수정 : 2019.03.0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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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미국 남동부 앨라배마주에 강력한 토네이도가 덮치면서 리카운티의 280번 도로 한복판에 대형 철탑이 힘없이 쓰려져 있다. 리카운티/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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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앨라배마·조지아주 12차례 강타
아파트·송전탑 무너지고 1만가구 단전
밤샘 수색에 중상자 많아 사망자 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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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미국 남동부 앨라배마주에 강력한 토네이도가 덮치면서 리카운티의 280번 도로 한복판에 대형 철탑이 힘없이 쓰려져 있다. 리카운티/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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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던 3일 오후 미국 남동부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 접경 지역에 강력한 연쇄 토네이도가 발생해 최소 2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이날 적어도 12개의 토네이도가 저녁 늦게까지 몇시간 동안 잇따라 이 지역을 강타했다고 밝혔다. 앨라배마주 리카운티에선 한 시간 새 2개의 강력한 토네이도가 잇따라 덮쳤다. 어린이들을 포함한 사망자 대다수가 이곳에서 나왔다. 긴급 구조에 나선 재해 당국은 날이 어두워져 건물 잔해더미를 헤치는 수색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시속 250㎞ 안팎의 강풍으로 아파트 한 채를 비롯해 집 수십 채가 부서지고 나무와 송전·통신 철탑이 뿌리째 뽑혔다. 앨라배마와 조지아주 경계에 있는 유폴라 공항과 소방서 시설도 파손됐으며, 1만가구 이상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리카운티의 제이 존스 보안관은 “일부 집들은 통째로 날아가버렸다. 마치 누군가 칼날로 지표면을 긁어낸 것 같았다”며, 날이 밝는 대로 수색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는 트위터에 “폭풍으로 목숨을 잃은 분들을 애도하며, 피해를 입은 가족과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위로 메시지를 올리고, 지난달 토네이도와 악천후로 주 전역에 발령한 비상사태를 연장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께 국립기상청은 기상레이더로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 접경 지역에 여러 개의 토네이도가 발생한 것을 포착했으며, 상당 시간 지속될 것이란 예측도 내놨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기상청은 즉각 비상경보와 주민 대피령을 발령하고 도로를 통제했으나, 오후 4시가 넘어서면서 앨라배마주 리카운티에서 건축물 파손과 첫 사망자 발생이 확인되기 시작했다.
미국에선 연평균 1200건 정도의 토네이도가 발생한다. 2011년 4월엔 카리브해와 멕시코만의 라니냐 현상의 영향으로 초대형 토네이도가 발생해 앨라배마주에서만 246명을 비롯해 7개 주에서 337명이 숨졌다. 이번 토네이도의 희생자 수는 이때 이후 8년 만에 최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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