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27 16:00
수정 : 2019.02.2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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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26일 상원 정보위에서 증언을 마친 뒤 떠나고 있다. 코언은 27일 하원 감독개혁위원회에서 트럼프 스캔들과 관련한 공개 증언을 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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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 코언, 하원서 트럼프의 각종 스캔들 폭로
‘트럼프 쪽이 클린턴 이메일 사건 사전에 조율’
“모스크바 트럼프타워에 대해서도 거짓말”
코언, 트럼프를 “사기꾼, 인종주의자”라고 비난
하원, 트럼프의 국경장벽 비상사태 저지 결의안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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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26일 상원 정보위에서 증언을 마친 뒤 떠나고 있다. 코언은 27일 하원 감독개혁위원회에서 트럼프 스캔들과 관련한 공개 증언을 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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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에서 27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에서는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출신으로 그의 각종 스캔들에 연루된 마이클 코언이 이날 하원에서 공개 증언에 나선다. 또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한 국가비상사태를 철회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사로 불렸던 코언은 하원 감독개혁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할 예정으로, <뉴욕 타임스>는 그가 사전에 의원들에게 제출한 20쪽짜리 문서 내용을 공개했다. 2007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일한 코언은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스캔들을 무마하는 역할을 했다. 코언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에 의해 기소된 뒤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 쪽이 2016년 대선에 영향을 미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폭로와 관련해 위키리크스와 사전에 조율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측근인 로저 스톤을 통해 위키리크스가 힐러리 후보의 해킹된 이메일을 공개할 것임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인 2016년 7월에 내가 트럼프의 사무실에 있을 때 트럼프가 스톤과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며 “스톤은 트럼프에게 방금 줄리안 어산지와 통화했다며, ‘어산지가 며칠 내로 힐러리의 선거운동에 악영향을 줄 대량의 이메일 공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코언은 “트럼프는 그보다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코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에 진행 중이던 모스크바 트럼프타워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거짓말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코언은 “내가 러시아에서 그를 위해 적극 협상하고 있던 때이던 대선 기간에 그는 나를 쳐다보면서 러시아에서 사업은 없었다, 그래서 밖에 나가서는 이같은 말로 미국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가 내게 의회에서 거짓말을 하라고 직접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는 자신의 방식으로 내게 거짓말을 하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는 선거에 이길 것이라고 결코 예상하지 못했기에 거짓말을 했고, 모스크바 프로젝트에 수억달러를 투자하려고 했기에 거짓말을 했다”고 강조했다.
코언은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서 출신 고교와 대학에 자신의 성적표나 시험 점수를 공개하지 말라는 편지를 쓰라고 지시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이런 주장을 펴면서 “트럼프는 인종주의자, 사기꾼, 거짓말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는 수치스럽다”고 말했다.
코언은 주장을 입증하겠다며 각종 자료도 의회에 제출했다. 제출 자료는 △포르노 배우와의 스캔들을 감추려는 입막음용 돈을 주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쓴 수표 △성적표를 공개하지 말라고 학교에 보낸 편지 등이다.
한편 하원은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장벽을 건설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을 철회하기 위한 결의안을 찬성 245명, 반대 182명으로 가결했다. 공화당 의원 13명이 가담했다. 결의안은 상원으로 넘어가며, 상원은 이를 넘겨받고 18일 안에 표결하게 된다. 결의안이 상원을 통과하려면 다수당인 공화당 의원 53명 중 4명 이상이 이탈해야 한다. 하원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결의한 통과에 가담한 것을 감안하면, 상원에서 공화당 의원들의 이탈이 없다고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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