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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4 20:47 수정 : 2005.01.24 20:47

“선거자금 등에 집안후광”
WP ‘귀족정치’ 흐름 비판

“미국 의회는 귀족 가발만 쓰지 않은 루이 14세 궁정을 닮아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3일 ‘가족 연고가 의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란 제목과 ‘일부 공직은 선출직이 아니라 세습직으로 보인다’란 부제의 기사에서 “적어도 18명의 상원의원과 수십명의 하원의원 그리고 행정부 고위직의 상당수가 집안의 후광에 힘입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 정치의 귀족주의적 족벌주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신문은 제2대 존 애덤스 대통령이 아들 존 퀸시를 프러시아대사에 임명한 이래 왕조적 가문과 족벌주의가 미국 정치의 일부가 됐고 이런 경향이 새롭게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놀라운 점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의 이 기사는 일본계 하원의원 로버트 마쓰이의 사망 나흘 만에 부인 도리스 마쓰이가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것을 계기로 쓰여진 것이지만, 조지 부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역설한 민주주의 확산론의 미국 내 반대조류를 비꼰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특히 상원의원의 손자이자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고 주지사의 형인 부시 대통령의 취임으로 이런 족벌적 유산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아들은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으로 재직했고,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의 딸은 보건복지부 감사 책임자에 임명됐으며,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아들은 노동부의 최고위직에 앉았고, 딕 체니 부통령의 딸과 사위 역시 국무부와 법무부에서 요직을 얻었으며, 미치 매코넬 상원의원의 부인 일레인 차오는 노동장관에 기용됐다는 것이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하원의원 41명 가운데 적어도 7명은 유명 정치인의 직계 또는 친인척이다. 하원에서 45명의 여성이 남편의 뒤를 이어 의회에 진출했고, 현재도 3명이 활동 중이다.

데이비드 로드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현재는 과거 어느 때보다 가족 의원 사례가 많다”며 “이름에 대한 인지도와 선거자금 동원력이 결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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