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시 단체 ‘관’ 행진 등 계획
축하모금은 2550만달러 ‘훌쩍’ 오는 20일 열리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취임식은 사상 유례 없는 철통경호 속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시위 속에 치러질 전망이다. 취임식을 며칠 앞두고 취임식준비위가 행사비용 모금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호화행사를 둘러싼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15일 전했다. ◇물샐 틈 없는 경호=2001년 9·11테러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취임식은 역대 최고 수준의 경호 아래 치러질 것이라고 톰 리지 국토안보부 장관은 밝혔다. 미국언론들은 “워싱턴 시내에만 6천여명의 군·경찰이 배치될 것이며 기록적인 숫자의 폭발물 처리반이 대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워싱턴 인접 항구에선 순찰정이 순회하고, 워싱턴 일대의 비행금지구역이 대폭 확대된다. 취임식날 예상인파는 부시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는 의사당 주변 25만명, 퍼레이드가 열리는 의사당~백악관 길에 50만명 수준이다. ◇취임식 반대행사 봇물=취임식과 함께 이에 반대하는 각종 시위·행사들이 워싱턴 시내 곳곳에서 열릴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우후준순처럼 여러 단체들이 개별적으로 반 취임식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그 규모가 얼마나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전했다. ‘블랙팬더’란 단체는 이라크 사망 군인들을 애도하는 1천개의 관을 만들어 시위행진을 계획중이고, 일부 단체는 취임식날 의회에서 백악관까지 퍼레이드 길에서 부시 대통령이 탄 리무진에 등을 보이는 “등을 돌려라”라는 운동을 주창하고 있다. 또 존 케리 민주당 후보 지지자들은 휴가나 여행을 떠나는 등 가급적 취임식장에서 멀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역대 재선 대통령 가운데 가장 낮은 50%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지난 13일 ‘퓨리서치센터’는 밝혔다. ◇호화 취임식 논란=부시 취임식준비위는 지난주까지 취임식 행사비용으로 총 2550만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이 돈은 주로 대기업들에 25만달러짜리와 10만달러짜리 티킷을 팔아 마련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 및 딕 체니 부통령과 점심식사까지 같이 할 수 있는 25만달러짜리 티킷은 포드자동차 AT&T 화이저 엑손모빌 등이, 그 외의 모든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10만달러짜리 티킷은 보잉 록히드마틴 노드롭 등이 구매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준비위는 불꽃놀이와 퍼레이드, 9개의 무도회와 콘서트 등 축하행사를 위해 역대 행사 최고액인 4천만달러 모금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와 별도로 취임식장 연단 설치와 경호인력 동원 등에 적어도 1700만달러의 정부 돈이 들어간다. 공화당 쪽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지지자들이 1500개의 파티를 연다. 그러나 아시아의 쓰나미 재해와 이라크전투 사상자의 증가는 축하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에이피통신〉은 “4천만달러는 쓰나미 지역에서 2200만명의 어린이에게 예방접종을 할 수 있는 비용”이라고 보도했다. 하원의원 앤서니 웨이너(민주) 등은 “2차대전 때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축하행사 없이 백악관에서 짧은 연설만 했다”고 축하무도회의 취소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취임식준비위의 트레이시 슈밋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무도회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참전군인들도 초청된다”며 취소 주장을 일축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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