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총장 여성 수학재능 비하에
미 3개 명문대 총장 비판 한목소리 파문당사자 서머스 총장 “의견공감” 고개숙여 프린스턴대학,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스탠퍼드대학 등 3개 미국 명문대 총장이 ‘여성은 선천적으로 수학과 과학 능력이 떨어진다’고 발언한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을 공개 비판했다. 미국 학계에서 총장들이 서로 비판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어서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이 이를 일제히 보도했다. 셜리 콜드웰 틸먼 프린스턴대 총장(분자유전학), 수전 혹필드 매사추세츠 공대 총장(신경과학), 존 헤너시 스탠퍼드대 총장(컴퓨터공학) 등은 <보스톤 글로브> 12일자에 실은 공동칼럼 ‘여성과 과학: 진짜 쟁점’을 통해 “여성이 과학과 공학 등에서 뒤지는 이유는 ‘타고난 차이’ 때문이라는 주장은 낡은 신화를 부활시키고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시킨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머스 총장의 주장은 이미 “1세기 전에 노벨상을 받았던 퀴리 부인이 깨버린 신화”라며 “사회는 ‘여성이 수학, 과학, 공학을 잘 할 수 있을까’를 묻는 대신 ‘어떻게 하면 이 분야의 능력을 타고난 여성들이 관련 분야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할까’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남녀 차이가 발생하는 데는 “문화적 사회적 요인들이 중요”하다면서 “여성에 대한 낮은 기대치는 노골적인 차별만큼이나 파괴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머스 총장은 성명을 내어 “그들의 의견에 강하게 공감한다”며 충돌을 피했다. 서머스 총장은 지난달 열린 전미경제연구국(NBER) 비공개 회의에서 과학·공학 분야 고위직에 여성이 적은 이유가 선천적 차이일 수 있다고 발언했다가 여성계 등의 거센 반발을 산 뒤 공식 사과했으며 하버드대학 안에서도 여성 교수를 늘리고 지원하는 두개의 태스크포스를 발족시킨 바 있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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