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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21 17:51 수정 : 2006.05.22 14:57

생각키우기

아이들은 그림동화책을 읽으면서 소리를 듣습니다. 모든 그림동화책에는 소리, 향기, 따뜻함과 차가움이 담겨있습니다. 그림동화의 원리는 그 속에 이야기와 오감으로 느끼는 모든 것들이 압축되어 담겨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동화를 읽을 때, 마치 알라딘의 요술램프처럼 그림과 글 속에서 수많은 느낌들이 풀려나오는 것을 경험해야 합니다. 그림동화책을 대하는 가장 오래된 잘못 중 하나는 줄거리 중심으로 읽는 것입니다. 그림동화책의 주인공은 바로 그림 속에 숨겨진 수많은 느낌들, 생각의 파편들입니다.

여기 권정생 선생님이 글을 쓰고, 정승각 선생님이 그린 <강아지똥>(길벗어린이)의 첫 장면이 있습니다. 이 그림 속에서는 냄새가 납니다. 어떤 냄새가 날까요? 아이들은 그림 속에서 냄새를 맡고 코를 막습니다. 또 그림 속에서는 소리가 납니다. 강아지가 똥을 누는 소리, 담벼락을 타고 넘는 바람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림 속 벌거벗은 나무에서는 온도가 느껴집니다. 추운 겨울이 느껴지는 김이 강아지 똥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동화책을 읽는 것은 그림 속에 압축된 되어있는 느낌을 마치 꽃을 피우듯이 뿜어내는 것입니다. 선과 면, 그리고 빛깔 속에 아이들이 느끼는 오감이 숨어 있습니다. 그 하나하나는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발동시켜 생각의 불꽃을 타오르게 하는 키워드 같은 것입니다.

또한 이 그림은 화가에 의해 선택된 장면입니다. 화가는 수많은 장면 중에서, 이 사각형 안에 하나의 장면을 선택해 놓았습니다. 다른 풍경들은, 다른 장면과 순간들은 화가에 의해 제외되었습니다. 저 돌담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저 사각형의 그림 밖에는 어떤 장면, 어떤 세계가 펼쳐져 있을까요?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밑에 큰 종이를 놓고 그림 밖 세계를 상상하면서 그려 봅니다. 화가에 의해 잘려나간 부분, 화가에게는 선택되지 못한 세계를 아이들과 함께 살려냅니다. 아이들은 상상하면서 자신의 생각, 자신의 추론을 뻗어나갈 것입니다. 돌담길 너머 세계는 새로운 길로 이어지고, 그 곳에는 사람들이, 아이들이 새롭게 만든 세계가 펼쳐질 것입니다.


그림동화책은 선, 면, 그리고 모양, 색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모든 선은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느낌, 날카로운 느낌을 지니고 있습니다. 모든 모양은 표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색깔은 바람,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강아지 똥>에는 직선이 없습니다. 모든 선들은 구불구불 돌담길을 닮은 선으로 이어집니다. 여러가지 색깔들은 등장하는 사물들의 마음과 희망, 바람을 담고 있습니다. 푸른빛을 담고 있는 비, 민들레의 노란 꽃, 강아지 똥의 흙내음 물씬 풍기는 빛깔, 절망스러운 검은색, 그리고 강아지 똥이 민들레 속으로 스며들며 내뿜는 무지개 빛깔들….

그림동화책에는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들의 감각을 자극해 끌어내는 느낌의 세포들의 담겨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단지 줄거리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며, 돌담길을 따라 이야기를 만들어 보세요. 그곳에는 화가, 작가도 상상하지 못한 상상의 세계, 아름다운 동화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차오름/지혜의숲사고력교육연구원 원장, <엄마가 키워주는 굿모닝 초등 사고력>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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