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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07 19:16 수정 : 2006.05.09 13:34

자신의 의지와 능력으로 판단하고 그 결과를 따르는…
5월 31일 소중한 한표 행사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

시사로 잡는 논술

인간은 끊임없는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아침에 출근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인가, 자가 운전을 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고, 점심을 한식으로 할 것인지 중식이나 양식으로 할 것인지도 선택해야 한다. 사람을 만나 일을 처리하는 것도 선택이고, 언제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진행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도 선택이다. 결국 인간은 선택을 하면서 세상을 살아간다.

그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자신만의 인생이기 때문에 선택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주체적 결단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부모나 자식이 있다 할지라도 대신 아파할 수 없으며 대신 죽어주거나 살아줄 수 없다. 인생은 자기만의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사회를 떠나 살 수 없는 동물이다. 그 어떤 유능한 인간이라 할지라도 혼자서 집을 짓고, 자동차를 만들고 병을 치료하며 살 수 없다. 집을 잘 짓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음식을 잘 만드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인간은 저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과 잘 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 그런 인간들이 모여 사는 곳이 사회이다. 다양한 인간들이 모여 사는 사회이기에, 그 속에서는 욕망의 충돌로 인한 갈등이 발생한다. 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치’라는 것이 만들어졌다.

정치는 사회적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표를 뽑아 규범을 만들고 그 집행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을 말한다. 정치권력을 위임 받은 자, 즉 위정자는 지속적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국민의 편에서 국민을 위한 일을 펼쳐야 한다. 만약 이것이 자신의 이익이나 자신이 속한 계급과 계층만을 위한 활동이라면 그는 차기 투표에서 국민의 신임을 받지 못하고 물러나야 한다. 자유로운 사회에서 끊임없이 ‘선택’하는 인간은 투표라는 ‘권리’를 통해서 위정자를 선택하고 심판하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생존에 필요한 생리기능을 담당하는 파충류의 뇌(reptilan brain)와 복잡한 신경장치들이 많이 모여 있는 포유동물의 뇌인 변연계(limbic brain), 그리고 모든 포유류에게 다 있지만 진화한 정도에 따라 크기와 양의 차이가 나는 신피질(neocortical brain)이다. 파충류의 뇌는 숨을 쉬거나 심장이 뛰거나 잠을 자거나 하는 일을 하는 것으로서,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죽게 된다. 변연계는 외부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하고 이에 따르는 감정을 담당한다. 새끼를 키우거나 소리로 의사소통을 하거나, 놀이를 하는 능력을 담당하기에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정서장애가 일어난다. 끝으로 신피질은 무엇인가를 알고 판단하는 인식과 의지를 담당하고 운동 근육의 활동을 조절한다.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사고장애나 의지장애가 발생한다.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고를 때 합당한 이유를 갖지 않고 선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선택은 살아 있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뇌 기능이 변연계와 신피질이다. 내 고향 사람이기에, 내 후배이기에 능력의 구분 없이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은 변연계의 기능이 주로 작용한다. 이런 저런 합당한 이유와 근거로 결정하고 판단하는 역할은 신피질에서 담당하는 기능이다.

인간이 살아있다는 것은 자신의 의지와 능력으로 판단하고 결정하여 그 결과를 따르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5월31일,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는 투표일. 우리는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투표로써 증명해야 한다.

이수석/인천 동산고 철학교사, <재미있는 철학수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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