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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16 14:10 수정 : 2006.04.17 14:28

서울 대문 가운데 최근에 가장 늦게 개방된 숙정문

38년 만에 개방한 숙정문 나들이

사적 10호로 지정되어 있는 숙정문이 지난 4월1일부터 일반에게 개방되었다. 서울의 4대 성곽 중의 하나이지만 1968년 무장공비 침투사건인 1·21사건 이후로 군사보호시설구역으로 지정되어 통제되었다가 이번에 부분개방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숙정문 나들이를 해 보자.

떠나기 전에

김정호의 <수선전도>를 보면 한양의 4대문이 표시되어 있다. 동대문, 남대문, 서대문은 지명뿐만 아니라 지하철역 이름으로도 낯익지만 북대문은 왠지 낯설다. 서울의 4대문은 저마다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유교의 ‘인의예지신’을 담아 이름을 지었다. 남대문은 ‘숭례문’ 동대문은 ‘흥인지문’ 서대문은 ‘돈의문’이라 하였다. 그리고 북대문은 ‘숙정문’이다.

한양의 내사산인 낙산(동쪽-좌청룡) 인왕산(서쪽-우백호) 남산(남쪽-남주작) 북악산(북쪽-북현무) 중 북악산에 자리한 숙정문은 태조때 창건되었을 당시 이름이 숙청문이었으나 중종 이후 숙정문으로 불렸다. 연산군 10년(1504년) 원래 위치에서 동쪽으로 이전되고 태종 13년(1413년) 풍수지리학자 최양선이 경복궁의 양팔격인 숙정문과 창의문의 통행은 지맥을 손상시킨다는 상소를 올린 것을 계기로 문이 패쇄되고 그 자리에 소나무가 심어졌다.

숙정문 나들이를 떠나려면 먼저 문화재청 홈페이지(cha.go.kr)를 방문한다. 홈페이지에 ‘북악산 숙정문 관람예약’코너를 클릭하고 예약을 한다. 1일 4회의 관람시간(오전 10시, 12시, 오후 2시, 4시)이 있고, 월요일은 휴무이다. 각 회차별 100명씩 관람신청을 받는데 일반 70명, 성북구·종로구민 30명으로 인원배정이 되어 있다. 어른 아이 모두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입력하여야 한다.

예약이 끝나면 삼청각 홈페이지(3pp.co.kr/cs/cs_main2.asp)에서 삼청각 무료 서틀버스 운행시간표를 알아 본다. 셔틀버스는 경복궁, 조계사, 영풍문고, 롯데호텔, 프레스센타, 교보문고 앞에서 탈 수 있다. 정시 정차와 발차를 하므로 시간을 꼭 알아 보고 10분 정도 미리 가서 기다리는 것이 좋다.

서울의 북대문 숙정문 만나기

광화문역 3번 출구 교보문고앞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삼청각 셔틀버스 정차 표시앞에서 삼청각행 무료 서틀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가면 삼청공원을 지나 봄이 한창인 북악산 자락의 ‘삼청각’이 나온다. 7·4남북공동성명으로 남쪽을 방문한 북한 대표와의 만찬 장소로 쓰이기 위해 만들어진 6채의 멋진 한옥은 2001년 서울시가 매입하여 일반에게 문화체험의 장소로 개방하고 있다. 주차장에서 내려 삼청각 놀이마당쪽으로 들어서면 삼청각의 주 건물인 일화당이 보이고 그 옆으로 취한당, 동백헌을 지나 정문으로 나오면 오른쪽으로 삼청터널이 있고 그 앞에 홍련사 이정표가 서 있다. 홍련사 들머리에서 숙정문을 지나 촛대바위까지 오르는 관람 코스로, 1시간 30분쯤 걸린다.


홍련사 이정표 바로 옆에 나무로 만든 간이 사무소가 보인다. 이곳에서 예약을 확인하고 번호가 쓰인 이름표를 받는다. 예약증을 출력해 가면 편하다. 아이들은 이름만 확인하고 어른들은 신분증으로 확인하니 주민등록증 지참은 필수다.

군사보호 시설지역이므로 제한된 곳에서 사진촬영이 허용된다는 설명과 함께 안내자와 함께 걷기 시작하면 나무로 만든 나선형 계단이 나온다. 조금만 올라가면 바로 숙정문이 모습을 드러낸다. 계단 옆은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들이 반가운 듯 봄꽃들이 한창이다. 아이들과 2층 문루에 올라 문 양쪽으로 펼쳐진 서울의 모습을 바라보니 그 경치가 또 남다르다. 풍수지리설에 의해 이곳은 죽은 이의 시체나 죄인을 압송하던 길로 쓰였으며 또 이곳의 문을 열어 두면 한양의 여인들이 바람이 난다 하여 문을 거의 닫아 두었는데 가뭄이 들면 남대문을 닫고 이곳의 문을 열고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다시 성곽을 따라 10여분을 올라 가면 이번에는 촛대 바위가 나온다. 성곽에는 3개씩 구멍이 뚫려 있는데 가만히 살펴보면 좌우측의 구멍은 적을 감시하기 위한 감시망으로 일직선으로 구멍이 뚫려 있지만 가운데 것은 화살로 공격하기 위한 곳으로 45도 각도로 기울어져 있다. 성벽 위 지붕도 위급할 때 떨어뜨려 적을 공격할 수 있게 쌓여 있음을 볼 수 있다.

촛대바위는 안전을 위해 30명씩 인원제한을 하여 관람을 하는데 일제가 기를 막기 위해 말뚝을 박아 놓았던 자리이다. 촛대바위에 서면 ‘개가 웅크리고 앉아 있다’는 뜻의 구진봉과 물·산·사람 등 3가지가 맑다 하여 이름붙인 삼청동 일대를 볼 수 있다.

관람을 끝내고 나면 삼청각 놀이 마당에서 널뛰기, 투호놀이, 윷놀이를 하거나 아이들과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다.

다녀와서

‘인의예지’의 ‘지’자를 넣은 문은 그렇다면 어디 있을까? 서울시에서 지정한 ‘4월의 문화재’인 홍지문과 탕춘대성이 바로 그 답이 된다. 서울성곽과 북한산성의 가운데를 이어주는 탕춘대성의 홍지문은 숙종이 친필로 ‘弘智門’이라 하사한 편액이 걸려 있다. 홍지문과 숙정문의 관계는 숙정문의 음기를 염려하여 통행을 제한하고 대신 지금의 상명대 앞쪽으로 홍지문을 만들어 그곳으로 드나들게 하였다고 한다.

매주 토요일 2시, 4시 전문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하니 아이들과 숙정문 나들이후 홍지문과 탕평대성 나들이를 다녀온다면 좋을 것 같다. 문의 서울시 문화국 문화재과 (02)3707-9434.

글·사진 홍준희/나들이 칼럼니스트 madlin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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