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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09 16:08 수정 : 2006.04.10 14:03

산만한 아이들에게 영어 공부를 시키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집안 곳곳에 학습센터를 만들어 두는 것이다. 리스닝 센터(왼쪽)와 리딩 센터(오른쪽)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 보자.


홍현주의 엄마표 영어

참으로 힘든 노릇이다. 집중력 딱 3분. 교사가 눈을 부라리고 목청을 높이면 10분쯤 앉아 있는데 연필을 책상에 문지르거나 다리를 떨어 댄다. 질문을 받으면 맨 나중 들은 소리를 되뇌인다.

잠시도 못 앉아 있는 아이들을 공부시키려면 지도하는 사람이 간을 빼놓던지 수단이 좋아야 한다. 이런 아이들을 토플 고득점을 목표로 한다는 학원에 몇 시간씩 앉혀 두었다가는 영어와도, 학원과도 원수가 된다. 그보다는 부모가 집에서 영어코치가 되어 실속있고 재미있게 공부시킬 방법이 있다. 산만한 아이는 산만하게(?) 가르치면 된다.

2학년 때 미국 학교에 전학 온 용이는 그야말로 시도 때도 없이 말을 하고 틈만 나면 일어나 교실을 돌아다녔다. 영어도 안 통하는 아이를 통제할 길 없는 담임은 날마다 부모에게 쪽지만 보냈다. “Yongyi has a lot of trouble sitting still in class.”(용이는 수업 중에 가만있지 못합니다.) 그런 용이를 상대하기 위해 나는 구원투수로 나섰다. 내가 맡은 1시간 동안 교실의 센터(Centers)를 뺑뺑 돌리며 공부시킨 것이다.

미국의 저학년 교실에는 센터가 여럿 있다. 교실 안에 마련된 코너인데 블록·퍼즐·미술에서부터 책 읽기·과학 과제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꾸며 놓았다. 사실 이 센터는 읽기 수준별 수업을 진행할 때 교사와 함께 하지 않는 그룹에게 과제를 주기 위한 것이다. 학생들은 하루에 두 세 센터를 돌면서 10여분 걸리는 과제를 하는데 교사들은 많은 참고자료나 잡지, 인터넷을 뒤져서 재미있는 과제를 센터마다 놓아 준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집안 곳곳에 센터를 만들어 보자. 아이와 함께 문패를 만들어 붙이면 재미있어 한다. 예를 들어 자기 방에 녹음기와 동화 테이프를 놓아주고 Listening Center(LC), 거실에 책과 독서기록장을 준비해놓고 Reading Center(RC)라고 하자. 이밖에도 부엌이나 심지어 화장실도 활용하면 특이하게 생각해 즐거워한다. Vocabulary Room(VR)도 좋고 컴퓨터 및 도구로 할 활동은 Game Room(GR), 비디오를 보게 하려면 Movie Center(MC)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다.(사진 1, 2)

이렇게 집안 곳곳을 꾸민 다음 영어 공부를 하기로 되어 있는 날 ‘오늘의 미션’ 즉 그날의 과제를 주는 것이다. 이 때 중요한 점은 각 센터에서 해야 할 과제는 너무 많아도 안 되고 상당히 구체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고학년이라서 여러 교재를 다룬다면 교재의 페이지도 일일이 지정해 주자. 다음 예는 동화를 활용해 공부하는 저학년에게 적당한 과제이다.


Today’s Mission April 10. 2006

1. LC : 책 없이 테이프를 2번 듣고, 다시 책을 보고 1번 들으시오.

읽은 책은 LC로.

2. 10분간 휴식

3. LC : 타이머(20분)가 울릴 때까지 읽고 모르는 단어에 밑줄 쫙~

4. 10분간 간식 냠냠 ^^

5. VR : 외워야 할 단어가 들어있는 문장을 5번씩 읽고

단어장을 들고 GR로 가시오.

6. GR : 문장을 종이에 써서 단어마다 잘라 섞은 뒤

다시 맞추는 퍼즐 게임을 하시오.(타이머 20분)

7. 5분간 휴식.

8. 문장 쓰기 시험이 있소이다! 백점에 천원~

오늘의 미션 끝!

산만한 아이들은 집중력이 약하다. 즉 한 과제에 오래 매달릴 수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각 센터의 과제가 20분을 넘지 않아야 한다. 그렇더라도 모두 합하면 한 시간이 넘고, 일주일에 두 세 번 이렇게 하면 공부량은 상당하다. 문제는 이런 공부는 중구난방이 되기 쉽다는 점이다.

홍현주/경성대 영문과 초빙교수, <부모를 위한 초등6년 영어 관리법> 저자
과제장을 정해 공부한 흔적이 눈에 보이게 하고 과제는 한 달, 혹은 한 학기라는 장기 계획에 의해 주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이번 달에 읽을 책, 외울 문장, 단어의 개수 등을 미리 생각하고 과제를 짜야 한다.

지나치게 산만한 아이는 우선 전문가의 평가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나와 이름이 같은 한림대 소아정신과 홍현주 교수의 말이다. 단지 교육과 훈련을 통해 집중력을 높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공부시킬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칭찬이다. 그냥 칭찬이 아니라 엄청난 칭찬을 퍼부어야 한다. 특히나 영어공부 시킬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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