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4.09 15:55 수정 : 2006.04.10 14:03


붉나무와 떠나는 생태기행

‘나리나리 개나리 잎에 따라 물고요, 병아리 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

‘개나리 노란 꽃 그늘 아래, 가지런히 놓여 있는 꼬까신 하나. 아기는 살짝 신 벗어 놓고, 맨발로 한들한들 나들이 간다~’

샛노란 개나리꽃 아래서 똑같이 노란 병아리 떼가 봄나들이를 가. 예쁜 꼬까신을 신은 아기는 꼬까신을 벗어놓고 한들한들 봄나들이를 가. 노란 개나리꽃 아래서 병아리 떼도 그렇고 아기도 그렇고 봄맞이를 하고 있어. 개나리 노란빛은 봄을 알리는 색깔이야. 분홍빛 진달래는 산에서 봄을 알리고 개나리는 우리 아주 가까이서 봄을 알리지. 길가나 담장에서 노랗디노란 빛으로 봄을 재촉해. 개나리는 우리나라가 자생지일 가능성이 많아. 우리나라에서 세계로 퍼져나간 나무인 셈이지. 노오란 개나리꽃이 수북수북 피어 우리 눈을 간질럽혀. 노오란 봄 빛깔이 우리 몸을 간질여. 어서어서 나가 봄꽃놀이 봄나들이 하라고 말이야.

얘들아, 봄꽃놀이 봄나들이 가자꾸나! 개울가에 있는 개나리가 가장 많이 꽃을 피웠을 거 같아 우리는 개울가로 나섰어. 먼발치에서만 봐도 아주 짙은 노오란 개나리꽃 빛깔이 우리 눈을 강하게 끌었어. 꼭 기다란 가지가지마다 노란 튀밥이 오종종오종종 매달린 거 같아. 아직 바람도 차고 비가 온 뒤라 날씨는 더욱 쌀쌀했지만, 흐드러지게 피어난 개나리꽃 노란 빛깔은 우리들이 마치 따뜻한 봄 햇살 아래라도 있는 것처럼 우리 마음을 봄으로 이끌어 주었지.

비에 젖어 꿰기가 좀 힘들기는 했지만 개나리꽃을 하나하나 꿰어 목걸이를 만들었어. 톡톡 따서 꽃 가운데 생기는 구멍에다 실을 꿰었지. 무엇으로 실을 꿰었냐고? 바늘 대신 실을 걸어 쓸 솔잎을 미리 준비해 갔지. 개울가엔 소나무가 없으니까 집 가까이서 미리 주워 둔 거야. 개나리꽃을 하나하나 꿰어 좀 길게 만들면 목걸이가 되고 짧게 만들면 팔찌가 돼. 목걸이를 머리에다 쓰면 화관도 되고 말이야. 솔잎에 그대로 개나리꽃을 두 개 정도 꿰어 머리에 꽂으면 노란 머리핀이 돼지.

개나리꽃 한 개를 하늘 위로 휙 던지면 팽그르르르 헬리콥터 프러펠러처럼 돌면서 떨어져. 개나리꽃이 떨어진 자리를 보니 갈퀴덩굴이 많이 자라 올라 와 있어. 층층이 자라 올라 온 갈퀴덩굴 마디 하나를 똑 따서 하늘 위로 휙 던지니 이번엔 갈퀴덩굴 프러펠러가 팽그르르르 돌면서 떨어져. 개나리꽃 프러펠러가 더 잘 돌면서 떨어질까, 갈퀴덩굴 프러펠러가 더 잘 돌면서 떨어질까? 휙! 팽그르르르 팽그르르르! 갈퀴덩굴은 잎과 줄기에 잔가시가 있어 옷에 붙이면 잘 붙어. 층층이 잘라낸 잎을 옷에다 예쁘게 붙이면 진짜 갈퀴덩굴 붙은 옷이야. 어때, 내 갈퀴덩굴 무늬 옷 멋지지?


갈퀴덩굴 옆엔 보랏빛 제비꽃 밭이야. 위쪽엔 노오란 개나리꽃 빛깔이 땅 아래쪽엔 보랏빛 제비꽃 빛깔이 너무 예뻐. 제비꽃 꽃잎은 뒤로 꿀주머니를 달고 있어 꽃을 엇갈려 걸기 좋아. 엇갈려 걸어 팔에 묶으면 팔찌, 손가락에 묶으면 반지, 귀를 빙 둘러 묶어 주면 귀걸이. 그러고 보니 제비꽃 밭에서 수두룩수두룩 보물들이 나오네. 제비꽃을 서로 엇갈려 걸어 당겨서 누구 꽃이 먼저 떨어지나 견주기도 하고.

노오란 빛 개나리, 보랏빛 제비꽃, 싱싱한 초록빛 갈퀴덩굴, 모두모두 봄을 알리는 색깔. 봄꽃놀이 하는 즐거운 마음. 봄맞이하는 반가운 마음. 얘들아, 어서 서둘러 봄꽃놀이 봄나들이 하러 가보렴!

na-tree@hanmail.net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