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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2.16 16:26 수정 : 2017.02.16 21:20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2월에 외국인이 6500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1월에 1조6000억원 가까이 사들인 것과 비교된다.

외국인이 순매도를 기록한 데에는 삼성전자의 역할이 컸다. 올 들어 35만주, 대략 65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4분기에 반도체 기업들이 많은 이익을 냈지만, 각 사가 내놓은 올해 전망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텔은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0% 정도 줄어들 거라고 발표했다. 대만의 TSMC는 8~10%, 퀄컴도 비슷한 수준의 매출 감소를 예고했다. 주가가 상승한 상태에서 해당 기업들이 우울한 전망을 내놓자 외국인이 매도로 대응한 것이다.

주식시장도 문제다. 시장 여건이 양호하지만, 종합주가지수가 2100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 달 넘게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못하는 정체 상태가 계속되자 투자 심리가 약해졌다.

환율도 부담이 됐다. 환율과 외국인 매수 사이의 관계를 보면, 환율 변동이 커지면 매도가 늘어나는 반면, 변동이 작아지면 매수가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났다. 환율로 인해 예기치 못한 손익이 발생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5개월 동안 원-달러 환율이 요동을 쳤다. 지난해 10월초 1101원에서 연말에 1210원까지 올랐다. 그리고 한 달 만에 다시 1130원대로 하락했다. 단기간에 10% 가까이 움직일 정도로 변화가 심해 외국인이 주식 매수를 꺼리는 요인이 됐다.

그동안 선진국, 특히 미국 주식시장은 외국인 매수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신흥국에 대해 세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선진국 투자자들이 자국 시장에 비춰 신흥국 주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이하게 이번에는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시장이 강세를 계속하고 있지만, 외국인 매수가 많지 않다. 우리 시장이 미국 주가 상승조차 반영하지 못할 정도로 매력이 떨어졌거나,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자금이 수익률이 높은 신흥국 채권으로 이동하는 걸 보면 유동성이 감소하지는 않은 것 같다. 올 들어 신흥국의 주가 상승률이 선진국의 두 배에 달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증거다.

결국 국내 시장의 매력도 약화가 문제인데, 우리나라는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외국인이 관심을 가질 정도로 시장의 매력도를 끌어올리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경기가 좋지 않아도 주가가 낮으면 매력을 느낄 수 있는데, 지금 주가는 높지도 낮지도 않은 상태다.

당분간 외국인이 순매도를 계속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4분기 실적 발표를 끝으로 시장을 변화시킬 만한 요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매도 규모가 작아 주가를 끌어내릴 정도는 아니지만, 심리적 부담까지 없어질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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