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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2.28 17:18 수정 : 2016.12.28 22:00

새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위상을 선점하려는 국내 대형증권사 ‘빅5’의 경쟁이 뜨겁다.

합병법인 미래에셋대우는 30일 공식 출범한다. 옛 현대증권과 케이비(KB)투자증권은 새해 2일 케이비증권이란 문패를 달고 새 출발한다. 지난 21일 삼성증권의 증자 발표로 대형 증권사들의 자본확충 계획도 마무리돼 자기자본 규모 4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새해 5곳으로 늘어난다.

대형 증권사들이 앞다퉈 인수·합병과 증자를 통해 덩치 불리기에 나선 이유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8월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방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1년 이하의 어음발행과 외국환 업무가 가능하고 8조원을 넘으면 종합금융투자계좌(IMA)와 부동산담보신탁 업무를 할 수 있다. 증권사들은 조달한 자금으로 기업 대출이나 회사채에 투자할 수 있어 투자은행의 핵심 기능인 ‘기업금융’의 길이 넓어지게 됐다.

하지만 증자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규모의 확대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에도 대형 증권사들이 헤지펀드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프라임브로커 자격을 얻기 위해 대규모 증자를 했지만 수익률은 떨어졌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저금리 환경 고착화로 부동산과 대체자산으로 투자수요가 몰려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대형화를 통해 미국식 투자은행을 육성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국의 금융환경은 미국식 투자은행과는 맞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 <한겨레>가 5대 증권사를 대상으로 28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롤모델이 미국식 투자은행에 있다고 답한 증권사는 한곳도 없었다. 일본식 자산관리 모델을 지향한다고 응답한 증권사가 2곳이었으며, 나머지 증권사는 투자은행과 자산관리 모델을 결합하겠다고 답했다.

미국은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직접금융이 발달해 투자은행의 대형화가 빠르게 이뤄졌다. 반면 일본 증권사들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은행과 연계 업무를 통한 자산관리형 모델로 성장했다. 일본 1위 증권사인 노무라홀딩스의 투자은행 관련 수익은 전체의 10%에 못미친다. 노무라홀딩스의 자기자본은 28조원으로 국내 최대인 미래에셋대우의 4배가 넘지만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은 4.9%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국내 투자은행의 리더로 미래에셋대우를 꼽고 있다. 자산관리와 부동산 투자에 강점이 있는 미래에셋과 채권 등 기업금융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대우증권의 합병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약진을 점치는 견해도 많다. 은행점포를 영업에 활용하는 ‘복합점포’로 개인고객 영업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지주의 든든한 자본력도 원군이다. 엔에이치(NH)투자증권은 기업금융 업무에서도 농협과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케이비증권은 은행과 협업으로 자산관리형 모델을 구축하고 기업금융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고액자산가 고객을 기반으로 예탁자산 규모 업계 최고인 삼성증권은 자산관리형 모델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힐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페이 등 핀테크 사업분야로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기업금융 분야의 강자인 한국투자증권은 과점주주로 있는 우리은행의 판매망과 한국금융지주가 최대주주인 카카오뱅크와 연계해 새로운 금융사업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관심을 모은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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