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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2.08 17:04 수정 : 2016.12.08 21:44

미 금리 상승·달러화 강세 주춤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 순유입 전환
연말 배당수익 노린 투자도 한몫

미국 대선 이후 선진국 증시의 ‘트럼프 랠리’에서 소외됐던 코스피 지수가 2030선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미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한풀 꺾여 숨 고르기에 들어가자 신흥국 증시로 글로벌 자금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코스피는 기관투자자들이 6578억원을 순매수한 데 힘입어 39.18(1.97%) 급등한 2031.07로 장을 마쳤다. 지난 10월25일(2037.17) 이후 최고치다. 이날 장중 한때 180만1000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179만원으로 마감해 하루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스닥 지수도 1.05%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9.4원(0.8%) 내린 1158.5원으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하고 환율이 1150원대로 내려온 것은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직후인 11월10일 이후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이후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의 명암은 엇갈렸다. 미국 다우지수는 대선 이후 지난 7일까지 6.64% 오르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일본 증시는 같은 기간 7.72% 급등했다. 달러 강세로 엔화 가치가 9%가량 절하돼 아베노믹스를 살리고 수출 경쟁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반면 아시아 등 신흥국 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인도 증시는 5% 가까이 하락했고 코스피도 0.57% 내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달러 강세가 주춤한데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을 회복하는 등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면서 신흥국 증시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펀드정보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 자료를 보면 지난 2주간 한국이 투자 대상에 포함된 펀드들에 10억900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국내 유동 자금의 발빠른 이동도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11월 국내 펀드시장 동향을 보면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순자산이 9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순자산은 전달 대비 3%(1조5130억원) 증가한 51조8610억원을 기록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삼성전자의 배당금 증액 등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코스피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200 배당수익률 추정치(1.6%)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1.54%)보다 높아진 상황이어서 기관들의 매수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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