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18 23:39
수정 : 2016.08.18 23:39
3년7개월 만에 164만원 껑충
깜짝 실적에 추가 상승 전망 우세
‘생명’ 금융지주사 전환 기대감에
물산 등 대부분 계열사 주가 뛰어
삼성전자 주가가 처음으로 160만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고쳐 썼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전망과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으로 미루어볼 때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다.
18일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7만4000원(4.73%) 오른 16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아침 156만7000원으로 전날보다 소폭(0.06%) 올라 거래를 시작한 삼성전자는 장중 상승폭을 키우며 이미 오전에 160만원을 넘어섰다. 이전까지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는 2013년 1월2일에 기록한 157만6000원이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도 전날보다 11.72(0.57%) 오른 2055.47에 거래를 마쳤다.
8월 초부터 사상 최고가를 눈앞에 두고 소폭의 오르내림을 반복하던 삼성전자가 이날 단숨에 164만원까지 올라선 것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언론에 삼성생명이 삼성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금융지주사로 개편하는 데 속도를 낸다는 내용이 보도됐고 이 소식이 올해 삼성전자 주가 상승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을 자극했다. 삼성생명은 이날 장마감 뒤 이사회를 열어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 8.02%(612만2246주)를 2343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전날보다 5.37% 오른 10만8천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증권(3.52%), 삼성화재(2.02%), 삼성카드(0.12%) 등 삼성 금융계열사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4.58%)뿐 아니라, 삼성에스디아이(0.85%), 삼성전기(5.69%), 삼성중공업(1.75%), 삼성에스디에스(3.56%) 등 계열 상장사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다만 삼성엔지니어링은 1.86%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1·2분기 연속으로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가 올 초(120만5000원) 대비 36%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7.12%다. 최근 선보인 ‘갤럭시노트7’에 대한 평가도 좋아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3년간 11조원 규모로 예정된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과 더불어, 삼성전자에 대한 이건희 회장 일가의 지배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거론되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도 삼성전자 주가 상승 기대감을 키웠다. 애초 지배구조 개편(지주사 전환)은 삼성전자 주가를 억누르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가 대체로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는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시각이 바뀌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을 기반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더 오르리라는 예측이 다수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6개월~1년 이내에 도달할 것으로 보는 목표주가를 200만원대까지 올린 상태다. 2분기에 이익률이 상승한 스마트폰·가전 부문이 마케팅 비용 증가,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드는 점은 이익 하락 요인이지만 최근 선보인 갤럭시노트7의 평가가 좋아 이익이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하락하던 반도체(디램) 가격이 최근 안정기로 접어들고 있다.
이승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3년(종전 사상최고가 기록)과 달리 현재 스마트폰 시장 성장 기대감은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이후 샤오미 등 중국 업체 급부상과 중국 시장 점유율 급락, 아이폰6 인기 등이 삼성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하락에 결정타를 날렸다. 하지만 현재 애플은 당장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이고 중국 업체들의 급부상은 위협적이나, 이미 중국 판매 물량이 대폭 줄어 크게 잃을 것도 없는 상황이다. 이익이 급락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에서 공방을 벌이는 등 원화 강세는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