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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6.09 19:32 수정 : 2016.06.09 22:25

이종우의 흐름읽기

주가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동력은 두 개인데, 무엇보다 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분기에 삼성전자가 7조원대 후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걸로 전망되고 있다. 애플이 감익을 면치 못할 정도로 스마트폰 시장이 좋지 않았던 걸 고려하면 선전이 아닐 수 없다. 포스코, 엘지(LG)전자 등도 삼성전자와 유사한 이익 흐름을 보일 걸로 예상된다.

미국 경기선행지수와 S&P500 추이
1분기 이익이 발표될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이익이 늘어난 원인이 비용 절감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판단이 맞다면 2분기는 이익이 줄어야 한다. 원화가 1230원에서 1150원대까지 빠르게 하락했고, 유가는 반대로 배럴당 50달러를 넘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예상한 숫자와 다른 결과가 나올 것 같은데, 불리한 환경에서도 이익이 증가했다면 이는 실적 호전의 주요인이 비용 감소가 아니라는 의미가 된다. 지난 3년간 기업들이 이익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조정 작업을 진행해 왔는데 그 효과가 가시화된 덕분일 수 있다.

2분기 상장 기업 영업이익이 1분기 기록인 30.2조원보다 많을 경우 주식시장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지난 10여년간 분기별 이익을 보면 1분기가 가장 많고 2분기, 3분기로 갈수록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었다. 올해에 그와 다른 모습이 나올 경우 실적을 통한 상승 동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5월 중순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영향이 단기에 그치고 말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금리 인상보다 미국 경제가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지고 있다는 쪽으로 해석이 바뀌었다. 이런 해석은 고용 지표에도 적용됐다. 5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3만8000개에 그쳤지만, 이 또한 고용부진보다 경제가 양호한 상태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쪽으로 해석이 됐다. 시장 분위기가 나아지면서 모든 사안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미국 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 소비를 제외한 대부분 변수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고 특히 경기에 선행하는 지표들의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을 바닥으로 회복 국면에 진입할 걸로 기대되고 있지만 인상적인 회복이 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지난 몇 년과 같이 2%를 중심으로 지지부진한 양상을 거듭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여기에 국내 금리 인하가 더해졌다. 금리 인하가 이벤트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어 시장을 바꾸는 데에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장 여건이 좋아지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외국인 매수라는 수급의 힘을 빌리지 않고 상승의 힘을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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