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 캐시카이 소유주들, 르노닛산 회장 제소

한국닛산의 스포츠실용차(SUV) ‘캐시카이’

“본사·최고경영자도 책임져야”
국내 8명, 부당이득 반환소송

한국닛산의 스포츠실용차(SUV) ‘캐시카이’의 배출가스 불법 조작 의혹과 관련해 국내 소비자들이 제작사인 닛산 본사와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냈다.

국내에서 캐시카이를 구매한 차주 7명과 리스 고객 1명 등 8명의 소비자는 31일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닛산 본사와 곤 회장 등을 대상으로 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원고들의 소송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수입 판매한 한국닛산 뿐 아니라 닛산 본사와 최고경영자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소송의 취지”라고 말했다.

캐시카이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소속된 닛산이 제작했고, 르노가 개발한 배기량 1.6ℓ급 엔진을 장착했다. 문제가 된 차량은 국내에서 814대 팔렸다.

이들은 소장에서 “피고들은 엔진룸의 흡기온도 35℃ 이상에서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의 작동을 중단하는 임의설정을 해놓고, 이 같은 기망행위를 숨긴 채 이 차가 대기환경보전법이 정한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한 차량이라고 표시하고 광고해 차량을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 제조사, 판매사, 판매 대리점인 피고들이 자동차 매매대금 3000만원과 추가로 발생한 손해배상금 등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12월부터 넉달 동안 국내에서 판매된 경유차 20개 차종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닛산이 캐시카이 배출가스량을 불법으로 조작하는 임의 설정을 한 것으로 판단해 판매정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한국닛산은 “어떤 차량도 조작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홍대선 기자[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