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2.22 19:49
수정 : 2016.02.22 20:40
궁금증 ‘톡’
올해 들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자 흔히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채권·엔화 등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19일 낸 자료를 보면, 전세계 주식형 펀드에서 올 들어 530억47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신흥국뿐만 아니라 선진국도 마찬가지 양상이다. 반면 채권형 펀드에는 38억1600만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금 선물 값도 19일 현재 온스당 1232.03달러(런던선물거래소)로 지난해 연말보다 16%나 올랐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금융 불안하자 투자금 몰려
주식보다 안전하지만 상대적
금값 널뛰기, 채권 인플레에 약해
안전자산은 통상 채무불이행·시장가격변동·인플레이션에 따른 구매력 변동의 위험이 적은 자산을 일컫는다. 예컨대 미국 국채는 국가신용이 높아 부도 위험 또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거의 없으며, 시장이 불안할 때도 가격 변동이 적은 대표적 안전자산이다.
여기에는 금도 꼽힌다. 물가가 상승해 화폐가치가 떨어져도 금의 가치는 안정적이며 국가의 신용으로 발행하는 화폐보다 금을 궁극적 가치의 원천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그런데 금이 과연 안전자산인지를 두고 전문가 사이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변동이 심해서다. 금값은 지난해 말 온스당 1062.38달러에서 지난 11일엔 1248.07달러로 두 달여 만에 17.5%나 뛰었다. 장기 추세를 봐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온스당 810달러대이던 금은 2011년 9월 1900달러에 육박하며 134%나 뛰었다. 그 뒤 하락세로 접어들어 지난 연말 4년여 만에 다시 44%나 빠졌다.
채권도 과거와는 사정이 달라졌다. 채권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에 취약하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들고 있는 채권의 가치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금은 물가 상승을 걱정할 상황이 아니지만, 채권 금리 인상(채권값 하락)과 직결되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여전히 분명치 않다. 여전히 신용등급이 높은 국가의 국공채는 안전자산으로 선호되지만, 한때 어깨를 나란히 했던 은행채는 장기간의 저금리·저성장으로 부도 위험성이 높아진 상황(신용리스크)이다.
엔화도 달러 강세가 주춤한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연말 달러당 120.2엔 수준이던 엔화값은 지난 11일엔 112.42엔까지 떨어졌다. 일본의 국가신용이 높고 국외투자가 많아 엔화는 90년대부터 안전자산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엔화 절상이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하며 엔화가치 하락을 유도한 일본 정부의 정책 의도에 역행하는 만큼, 수출 등 일본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 앞으로는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기에 전대미문의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되면서 현금이 궁극의 안전자산일 수 있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현금·요구불예금·머니마켓펀드(MMF) 등을 포함한 광의통화(M2)는 2014년 말 2077조2340억원에서 작년 말 2243조3750억원으로 늘었다. 어디에도 투자되지 않는 돈이 늘었다는 이야기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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