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26 12:10
수정 : 2019.08.2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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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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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우리나라 주택공급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2015~2017년 인허가 급증으로 준공 물량 쏟아져
올해와 내년 경기권 미분양 2~3만호 이를 듯
역전세난 임차인 피해, 건설업계도 손실 가능성
“주기적인 공급 급증 막고 선분양제 손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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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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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7년 급증했던 주택공급 물량의 여파로 올해와 내년까지 경기권을 중심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2~3만호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역전세난에 대비하는 한편 선분양제로 대표되는 공급 중심 주택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우리나라 주택공급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주택시장 시나리오별로 2만3천~2만5천여호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내년에는 미분양 물량이 더 늘어 최소 2만4천~3만여호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최근 20여년 동안 분양 물량과 미분양 물량의 수치를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수요 여건의 변화를 통제한 뒤 실증 분석한 결과, 분양 물량이 10% 증가하면 3년 뒤 미분양 물량이 3.8% 증가하는 것으로 연관 관계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2015~2017년 급증한 주택 인허가 물량은 향후 미분양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주택시장에는 전세가격 하락 및 역전세난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도시별 전세가격을 패널 분석해 보면, 아파트 입주 물량이 평균에 비해 10% 증가할 때 전세가격은 0.6~1.21% 하락하는 비율을 보인다. 올해 경기도에 입주 물량이 전년보다 12% 증가한 18만7천호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경기도의 중위 전세가격은 0.75~1.48% 하락한 2억3천만원 정도로 추산됐다. 2017년말 중위 전세가격 2억5천만원에 비해 2천만원이 하락한 수준이다. 이는 또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면 판매관리비가 증가해 이자보상배율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준공 후 미분양의 증가는 주로 경기 지역, 특히 최근 신도시로 일컬어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5대 광역시에서도 일부 증가하고 있다”며 “전세가격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과 함께, 건설사에도 할인 분양 등을 통한 손실 확장을 가져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런 미분양 증가가 공급 중심의 주택정책에 기인한 주기적인 물량 급증에 따른 현상이라고 짚었다. 대규모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보급률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정책 방향에 따라 정부가 대규모 주택용지를 공급하고, 건설업체가 선분양에 의존하면서 4~5년 주기로 주택공급증가율이 치솟는 공급변동성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택지지구 지정부터 주택 분양까지 시차가 벌어지면서 주택 경기에 따른 공급 집중 현상이 나타날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이에 보고서는 올해와 내년에 나타날 수 있는 미분양 급증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먼저 “올해 준공 물량이 유입돼 나타나는 역전세 현상으로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에 현금 흐름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세입자 피해 방지 방안을 마련하고 전세 관련 대출 및 보증 기관의 리스크 요인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근본적인 주택정책의 패러다임 전환도 제언했다. 올해 주택보급률이 10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공공택지 조성을 통한 대규모 주택공급을 신중하게 결정하고, 장기적으로 1인가구 증가 등에 따른 수요 중심의 주택공급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건설업체의 자기자본 부담을 늘려 주택 공급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송인호 부장은 “주택의 양적 부족 문제가 완화되었고, 주택금융시장도 이미 많이 발달되는 등 한국의 주택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선분양이라는 제도가 개발 및 성장 단계에서 활용되는 주택공급 제도라는 점을 인지하고, 앞으로는 관리 및 유지를 중심으로 하는 주택시장의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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