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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5 12:19 수정 : 2019.12.25 19:42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10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해 연구성과 등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예산정책처 ‘지역 연구개발 투자 효율성 분석’
R&D 투자 2배 넘게 늘었지만 기술 사용료 급락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10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해 연구성과 등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과학기술기본계획에 따라 지역 연구개발(R&D) 투자가 확대되고 있지만, 질적인 성과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경기 지역에 편중된 기술사업 인프라 격차가 지역의 연구개발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결론이다.

25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지역 연구개발(R&D)투자의 효율성 분석’ 보고서를 보면, 16개 시도의 지역 연구개발비는 2008년 34조5천억원에서 2017년 78조3조원으로 10년 만에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의 성과를 양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특허(출원) 수는 2008년 12만7천개에서 2017년 15만9천개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에 등재된 논문 수도 3만개에서 5만개로 늘었다. 그러나 이들 연구개발 성과를 실질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전 1건당 기술료 수익은 2008년 1억9천만원에서 2017년 5천만원으로 오히려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정책처는 연구개발비와 연구개발인력 등 양적 투입 요소와 특허와 논문 수, 기술이전료 등 양적·질적 성과 요소를 분석해 지역에 따른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분석했다. 연구 기간인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가장 효율적인 지역의 효율성을 1로 평가하고 이에 대한 상대적 효율성을 측정한 것이다.

그 결과 수도권의 연구개발투자 효율성은 2008년 0.98에서 2017년 0.83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을 제외한 6개 광역시 지역의 연구개발투자 효율성은 0.65에서 0.23으로 급락했다. 지방 6개 광역시의 효율성은 전국 평균에 비해 높았지만, 2014년 전국 평균을 밑돌기 시작해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같은 기간 경기도를 제외한 도 지역의 연구개발투자 효율성은 0.33(2008년)~0.15(2017년)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이런 지역별 연구개발 효율성의 격차는 지역별 인프라와 높은 상관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를 보면, 지역별 기술창업 활동 등을 지수화한 기술사업화 인프라 지수를 보면, 경기와 서울이 각각 1.958, 1.32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이어 부산과 충북이 각각 0.482, 0.388로 격차 큰 3·4위권을 형성했다. 서울·경기 지역에만 관련 인프라가 집중돼 지역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도 성과가 또렷하지 않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었다. 예산정책처는 “기술사업화의 인프라가 낮은 지역은 지역 연구개발 활동 역시 비효율적일 가능성이 높아 지방의 혁신성장에 기여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연구개발 성과를 확대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을 마련하는 것 뿐만 아니라, 기술사업화 인프라의 편중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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