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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4 14:25 수정 : 2019.12.25 02:41

지난해 12월8일 탈선한 강릉선 KTX 모습. 연합뉴스

[항공철도사고조사위 공식 발표]

감리과정서 설계잘못 지적했지만
철도공단, 시공에 반영하지 않아

교통안전공단, 부실점검 시정않고
철도공사, 유지보수 과정 오류

지난해 12월8일 탈선한 강릉선 KTX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강릉선 케이티엑스(KTX) 탈선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선로전환기를 잘못 시공해 일어난 사고로 확인됐다. 감독권자인 교통안전공단은 철도공단의 부실 검사를 제대로 지적하지 않았고 유지·보수를 맡고 있는 한국철도공사는 선로전환기 점검을 소홀히 한 책임도 거듭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조사 결과를 24일 보면, 탈선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철도시설공단의 부실시공이었다. 지난해 12월8일 오전 7시30분에 강릉역을 출발한 서울행 케이티엑스 열차는 약 5분 뒤 강릉역 청량신호소 부근에서 탈선해 승객 15명과 기관사 1명이 경상, 강릉역 직원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의 시작은 강릉역 인근 청량신호소의 선로전환기 방향이 다르게 표시된 최초의 설계도였다. 양방향으로 시공돼야 할 선로전환기 배선 방향이 본선 설계도와 차량기지 설계도면에서 서로 다르게 돼있었다. 이에 책임감리원은 2017년 4월25일 강릉차량기지에서 회의를 열어 철도공단 내부 기준에 따라 배선 방향을 바로잡아 설계도를 수정했다. 그러나 이틀 뒤 철도공단 작업자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애초 잘못된 설계대로 선로전환기 케이블을 반대로 연결했다.

개통 전 선로와 신호시스템 등을 점검하는 ‘연동검사’에서도 선로전환기 시공 오류는 잡히지 않았다. 연동검사에 걸리는 예상시간은 총 95시간이지만 철도공단 강릉차량기지 공사관리관은 연동검사와 공종별 시험을 12시간24분에 끝냈기 때문이다. 항철위는 보고서에서 “강릉차량기지 연동검사(청량신호소 관할 신호설비)를 ‘시공관리절차서’에 따라 시행하지 않아 선로전환기의 신호

기계실 분선반 단자대 배선이 서로 바뀌어 표시정보가 서로 반대로 표시되는 것을 확인할 기회를 갖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신호분야 사전점검은 철도공단과 철도공사가 공동으로 시행해야 했지만 선로전환기 점검기록은 남아있지 않았다. 사전점검 결과를 교통안전공단이 2017년 7월, 10일간 점검하면서 선로전환기 공종별 시험 결과가 없고 세부점검이 이행되지 않은 점을 확인했지만 이를 보완하게 하는 후속 조처는 없었다.

2017년 7월22일 강릉선 개통 뒤 문제의 선로전환기 점검이 9차례, 장애 사례가 1차례 있었지만 점검에 나선 철도공사는 이상상황을 감지하지 못했다. 특히 2018년 2월24일 선로전환기 점검 녹취록을 보면, 반대방향의 21A호와 21B호 선로전환기를 따로 점검해야 하지만 이를 구분하지 않고 ‘21호’로 통칭해 유지보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로전환기 표시회로를 분리하도록 유지보수 매뉴얼이 개정되지 않은 탓이다.

항철위는 철도공단에 △철도신호 연동검사 강화 △시공관리절차서 개정 △정확한 감리업무를 위한 관리·감독 강화 등 9건, 철도공사에 유지보수 매뉴얼 개정과 교육 등 4건, 교통안전공단에 종합시험운행 사전점검 검토 강화 등을 권고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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