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20 12:00
수정 : 2019.11.21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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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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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역외탈세·공격적 조세회피 171명 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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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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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용자들을 상대로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정보통신 기업 ㄱ은 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국내 계열회사들과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계열사들은 영업·마케팅·파트너십 구축 등 매출을 올리는 데 본질적이고 중요한 활동을 했다. 본사는 국내 자회사에 사업지원 수수료만 지급하고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 대부분을 가져갔다. 국세청은 ㄱ외국법인이 국내 계열사들을 단순 업무만 수행하거나 계약 체결권이 없는 것처럼 위장해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한 세금을 부당하게 내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ㄱ기업에 법인세 등 수천억원대 세금을 추징했다.
제조업을 하는 ㄱ씨는 국내에 주소를 두고 가족과 재산도 국내에 다 있는데도 잦은 출국으로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처럼 했다. 여러 나라에 체류하면서 어느 나라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 이른바 ‘세금 유목민’이다. ㄱ씨는 내국법인이 하는 수출거래에 본인이 소유한 외국 페이퍼컴퍼니를 중간에 끼워 넣고 페이퍼컴퍼니가 중계무역을 하는 것처럼 꾸며 소득을 탈루했다. 또 내국법인의 외국 자회사의 지분을 페이퍼 컴퍼니에 넘기는 식으로 회계처리를 했다.
국세청은 20일 신종 역외탈세 및 공격적 조세회피 혐의를 받는 기업 60곳과 개인 111명을 상대로 동시 세무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에는 한국에서 번 돈을 본사가 있는 곳으로 빼돌린 다국적 정보통신 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이들의 탈세 혐의를 보면, 외국 기업의 국내 자회사가 본사의 특허 기술을 사용하는 대가로 로열티를 지급해왔는데, 본사가 연구비를 국내 자회사와 공동부담하는 방식으로 약정을 체결해 부당하게 수익을 본사로 이전했다. 제조업을 하는 한 국내법인은 외국합작회사의 지분을 다른 기업에 양도한 것처럼 회계서류를 꾸민 뒤, 사주가 해당 지분을 차명으로 보유하면서 배당금 등 수익을 챙겼다.
조사 대상에 오른 개인 111명의 주요 탈세 혐의를 보면, 10년간 특별한 소득이 없는 ㄴ씨는 사업가인 아버지가 조성한 비자금을 증여받아 외국의 비싼 부동산을 취득했다. 국내 병원장 딸 ㄷ씨는 아버지가 신고 누락한 병원 수입금액을 증여받아 외국에서 호화 생활을 누렸다.
국세청은 최근 진화되는 역외탈세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역외탈세 세무조사를 통해 1조3376억원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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