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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13 19:23 수정 : 2019.11.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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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2019 한국 소비생활지표

중요하게 생각하는 ‘3대 소비’에
금융·보험 첫 등장…의류 밀어내
“고령화 인한 미래 불안감 반영”

소비자 피해 1위는 ‘식품·외식’
정보통신 등 전통적 품목 제쳐
“배달음식 늘며 피해·불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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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의(의류)·식(식품)·주(주거)’를 꼽는 것은 옛말이 됐다. 한국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3대 생활분야에 처음으로 의류 대신 금융·보험이 이름을 올렸다.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기초 욕구는 일정 정도 해소된 반면, 고령화·저금리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커진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전국 성인 8000명을 대상으로 소비생활 중요도 등을 조사한 결과를 담아 ‘2019 한국의 소비생활지표’를 13일 발표했다. 11개 분야 가운데 금융·보험(11.4%)의 중요도 비중이 처음으로 의류(9.1%)를 제치고 식품, 주거·가구에 이어 3위로 떠올랐다. 금융은 중요도 비중이 2.1%(2013년)→7.4%(2015년)→9.9%(2017년) 등으로 꾸준히 커졌다. 식품(2013년 40.8%→2019년 21.4%), 주거·가구(18.5%→12.0%), 의류(11.2%→9.1%) 등은 감소세다.

저금리 기조 및 고령화 추세 등과 맞물려 금융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분야 관심은 40대(13.2%)와 50대(13.8%)에서 특히 높았다. 배순영 소비자원 소비자시장연구팀장은 “부동산 구입이나 노후 대책 마련을 위해 금융 자산을 잘 운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진 결과로 분석된다”고 했다. 한국은행의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여유자금 발생 시 주된 운용 방법으로 ‘저축·금융자산 투자’(45.8%)가 꼽혔고 주된 금융 투자 목적으로는 ‘노후 대책’(57.2%), ‘주택 관련’(15.5%), ‘부채 상환’(9.6%) 등이 언급됐다.

식품·의류의 중요도가 낮아진 것은 소득 수준이 오른데다 관련 제품·서비스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는 “의류는 에스피에이(SPA. 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국외직구 등으로 중저가 제품이 많이 나오면서 저몰입 상품이 됐다”고 했다. 의류에서 빠진 비중은 자동차(0.9%→8.1%), 정보통신(0.9%→4.0%), 문화·여가(6.1%→7.6%) 등으로 옮겨갔다. 신한은행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19’를 보면, 2016년 대비 지난해 월 소비액은 의류가 2만원 줄고 식품은 유지된 반면 여가·운동과 가사서비스는 각각 9천원, 8천원 늘었다.

소비생활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9.9점으로, 2015년(63.8점)보다는 높지만 2017년(76.6점)보다는 낮았다. 식품·외식(71.0점), 의류(70.9점) 등이 평균을 웃돌았고 금융·보험(67.9점), 경조사(68.2점) 등이 밑돌았다.

식품·외식은 소비자 피해가 집중된 분야이기도 하다. 소비자 문제 경험률이 33.5%로 1위였다. 배달·포장음식 및 식품(7.2%)과 외식(7.0%) 관련 피해 경험률이 옷·신발(6.1%), 정보통신기기(4.4%) 등 전통적인 피해 빈발 품목을 제쳤다. 배달·포장음식은 ‘거짓·과장 광고’ 경험률 조사에서도 1위(6.3%)였다. 배 팀장은 “배달서비스 확산으로 이용은 편해졌지만, 과장광고 불만도 늘었다”며 “배송·배달 피해 대응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거래 불만이 있을 때 64.6%가 이의를 제기했는데 이후 사업자의 대응에 ‘만족했다’는 답변이 31.1%로, 2017년 49.4%에 비해 18.3%포인트 줄었다.

소비생활 만족도는 지역별로도 차이 났다. 대구가 76.8점으로 가장 높았고 제주가 62.8점으로 가장 낮았다. 2017년과 견주면 세종(65.4점→71.7점), 전남(65.1점→72.0점), 강원(61.2점→65.5점)을 뺀 대부분 지역의 만족도가 하락했다.

현소은 박수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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