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29 19:38
수정 : 2005.12.2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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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센터·어린이시설 확대·강화
서점·갤러리 등 편익시설들 첫선
“유통 화두 집적화” 새해 가속도
할인점이 놀이공원으로 진화하고 있다. 창고형 매장으로 출발했던 할인점들이 문화·오락·교육 시설을 갖추고 가족단위 쇼핑객이 하루를 즐기는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다.
29일 오후 롯데마트 경북 구미점의 어린이 소극장엔 꼬마 관객들로 북적였다. 다음달 15일까지 상연되는 뮤지컬 ‘알라딘과 요술램프’를 보러온 것이다. 180여석 규모의 극장은 평일인데도 150여석을 채우며 꼬마들의 환호를 모았다. 지난 22일 문을 연 경북 구미점은 롯데마트가 차세대형 할인점으로 개발한 대표 점포이다. 어린이 놀이·교육 시설인 키즈센터(450평)를 비롯해 세미나실(50평), 문화센터(200평), 대형서점(200평), 스포츠센터(350평) 등이 들어섰다. 또 패밀리레스토랑, 미용실, 병의원 등도 함께 둥지를 틀었다. 쇼핑시설 이외의 편익시설만 30여종에 달한다.
이마트도 지난 9월초 변신을 일찌감치 선언했다. 이마트의 차세대형 대표 점포인 경기도 용인의 죽전점은 게임전문센터인 ‘세가’와 대형서점인 ‘영풍문고’, 어린이 놀이시설 ‘플레이 타임’ 등을 갖추고 있다. 피부관리실, 사진관, 동물병원 등 30여종의 임대매장도 쇼핑객의 편의를 돕는다. 할인점 ‘빅3’ 가운데 가장 많은 35곳의 문화센터를 갖춘 홈플러스도 올 하반기 개점한 강서·광양·구미점에 미술 갤러리를 설치하고 강서점엔 스포츠센터를 두는 등 변화를 가속화했다.
할인점들이 흡수한 쇼핑 이외 집객시설들은 문화센터·어린이 놀이·교육 시설·대형서점·갤러리·스포츠센터·영화관·게임장 등이다. 문화센터와 어린이 놀이·교육시설이 확대·강화된 사례라면, 나머지는 대체로 올 하반기에 처음 선보인 시설들이다. 외식시설도 고급화·다양화하고 있다. 초기엔 맥도날드·롯데리아 등 패스트푸드 수준이 입점했지만, 지금은 백화점이 부럽지 않은 수백평대 푸드코트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티지아이프라이데이스 같은 패밀리레스토랑 등이 들어서는 추세다. 또 고객에게 체험쇼핑을 제안하는 인테리어·디지털가전·어린이용품 등 테마형 전문매장의 등장도 쇼핑의 오락적 요소를 더했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최근 2006년 유통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새해 유통업계를 이끌 5개 열쇳말 가운데 하나가 집적화(Agglomeration)”라면서 “할인점도 고급화된 임대매장과 전문매장들을 다양하게 도입해 쇼핑의 즐거움에 질적 변화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수도권은 문화·오락 시설이 충분히 있지만, 지방 상권은 대도시 원정쇼핑을 가기 전엔 이런 시설 혜택을 보기 어려운 곳이 많다”며 “할인점 ‘빅5’가 30~40개 점포를 추가하는 등 지방 출점이 가속화되는 내년엔 문화·오락·교육의 복합 공간화가 대표적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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