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젠 세탁기 광고(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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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보원 발표에 삼성전자 `반발', LG전자 `환영'
고가의 은나노.스팀기능 세탁기가 제균 성능과는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가전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필요없는 부담을 가중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소비자보호원 시험 결과, 세제없이 물로만 세탁해도 세균이 99.9% 이상 제거되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드럼세탁기의 은나노.스팀기능이 `과잉' 기능에 불과한 것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특히 살균효과를 대대적으로 광고하던 `하우젠' 은나노 드럼세탁기의 경우 일반 제품에 비해 10만원 가량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어 소비자 부담만 늘렸다는 논란도 제기될 전망이다. 아울러 가전업체들의 과장광고 여부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소보원은 17일 가전업체들이 세탁기의 은나노, 은이온, 스팀기능으로 살균효과가 나타난다고 광고하고 있으나 실제로 이들 기능이 없어도 세균은 99.9%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소비자시민모임 문은숙 기획실장은 "은나노의 살균기능이 제대로 입증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과장광고를 통해 일반세탁기보다 비싸게 팔았다면, 이는 소비자를 기만한 것"이라며 "부당한 이익에 대해서는 소비자에게 되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주부 김수진(30)씨는 "은나노 기능에 따른 살균 효과로 아기의 아토피성 피부가 개선됐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고급세탁기를 구입했는데, 아무런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니 분통하다"고 말했다. 소보원의 시험 결과가 발표되자 당사자들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소보원이 세탁기의 살균기능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강력 반발한 반면 LG전자는 "삼성전자의 거짓말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환영했다. 삼성전자는 "살균과 제균은 서로 다른 개념이나 제균이라는 동일한 잣대로 삼성 은나노 세탁기와 일반세탁기의 제균 성능을 비교 평가해 은나노 세탁기의 고유 살균 기능에 대한 평가가 왜곡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하우젠' 은나노 드럼세탁기만이 99.9% 살균 성능을 발휘한다고 광고해 왔다. 삼성전자는 "일반 세탁으로 균이 99.9%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은 물에 의한 희석효과일 뿐이지 살균은 아니다"면서 "삼성 은나노 세탁기의 살균은 균을 죽이는 과정으로, 희석과정까지 포함한다면 삼성세탁기의 경우 99.999%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즉, 세탁기에 100만개의 균을 넣고 세탁하면 일반세탁기에서는 물에 의한 희석효과만 작용하기 때문에 1천개 이상 균이 남지만 삼성 은나노 세탁기는 고유의 은나노 살균작용으로 10개 미만의 균만 남는다는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보원에 이의제기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LG전자는 "이번 소보원의 시험 결과는 은나노 세탁기만이 99.9 %의 살균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명백한 거짓말임을 공식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그동안 `냉수로 일반세탁기의 표준세탁코스에서 세탁해도 균이 99.9% 이상 제거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LG전자는 "그동안의 은나노 세탁기 살균 논쟁은 한마디로 세탁기 2위 업체의 과도한 욕심이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가져온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삼성전자를 비난했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5월 소보원이 살균기능에 대해 과장광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한 이후 살균효과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소보원의 시험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소보원은 드럼세탁기의 살균기능에 대한 사실조사 결과를 공정거래위에 통보키로 함에 따라 앞으로 가전업체들의 과장광고 여부에 대한 공정위의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소보원의 신고내용을 접수하면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업체들의 위반 정도에 따라 경고, 시정명령, 위반사실 공표, 과징금, 검찰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강영두 기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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