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요금 폭탄’ 주의하세요!!

무선인터넷 ‘요금 폭탄’ 주의하세요

영화·축구 편당 20여만원꼴 게임등 접속때마다 요금 눈덩이 ‘선물’ 받아도 데이터료 물어야 정액요금 가입자도 방심 금물

화물차를 운전하는 김상섭씨는 지난 10월 초 부인 이름으로 이동전화에 가입해, 부부가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이동전화에 가입한 지 20일 가량 지났을 때였다. “고객님의 이달치 요금이 80만원을 넘었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가 왔다. 고객지원센터에 전화를 걸어 “무슨 요금이 80만원이나 되냐?”고 따지자, “데이터통신 요금이 많이 발생했다”며 “게임이나 음악 같은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김씨가 “가입 때 그런 거에도 요금이 부과된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항의하자, 바로 전화사용을 중단시켰다. 해당 이동통신 업체는 “가입 첫 달에 요금이 많이 발생하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정상적인 가입자인지를 확인한다”며 “김씨의 경우, 왜 부인 이름으로 가입해 사용하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설명하지 않는데다 요금 납부를 거부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일단 전화사용을 중단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업체들이 무선인터넷 이용을 활성화해 매출을 늘리는 전략을 펴면서, 요금 청구 내역을 놓고 가입자들과 마찰을 빚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무선인터넷을 통해 게임이나 음악을 이용했다가 갑자기 증가한 요금에 황당해하며 항의하는 게 대표적이다. 대부분 이동통신 업체들이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때는 콘텐츠 이용료와 데이터통신 요금을 함께 물어야 하고, 두 가지 모두 이용량에 따라 요금이 불어난다는 사실을 가입자들에게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 발생한다. 따라서 이용자들의 항의도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때도 요금이 부과된다는 사실을 왜 진작 알려주지 않았느냐?”는 게 대부분이다.

이동통신 서비스를 통해 게임을 휴대전화로 내려받아 즐긴 경우, 이용자는 게임 이용료와 데이터통신 요금을 함께 내야 한다. 게임 이용료는 하나당 얼마 형태로 부과되고, 데이터통신 요금은 게임의 용량(데이터량)에 따라 매겨진다. 이동통신 업체들의 무선인터넷 요금부과 기준에 따르면, 뮤직비디오를 이용할 때는 콘텐츠 이용료와 데이터통신 요금을 합쳐 편당 2만~4만원을 물어야 한다. 영화나 축구경기는 편당 20여만원, 음악은 곡당 2~4천원, 게임은 5천~2만원 가량 내야 한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최근 카메라폰으로 찍은 사진을 집이나 사무실의 디지털액자로 바로 보낼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내놨는데, 이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사진 한 장당 400원을 물어야 한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음악이나 게임 같은 것을 사서 다른 가입자에게 선물할 수도 있게 하고 있는데, 선물이라고 주는대로 내려받았다가는 엄청난 요금을 물 각오를 해야 한다. 선물로 받은 콘텐츠를 휴대전화로 내려받을 때 발생하는 데이터통신 요금은 몽땅 선물을 받는 쪽에 부과되기 때문이다. 정액요금제에 가입했어도 안심할 수 없다. 대부분의 정액요금제가 음성통화료와 문자메시지 이용료만 포함할 뿐,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콘텐츠 이용료와 데이터통신 요금은 따로 내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업체들의 매출 내역을 보면, 음성통화료 수입은 정체되고 있는 반면 무선인터넷 수입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의 3분기 무선인터넷 매출은 65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8% 증가했다. 가입자당 무선인터넷 매출은 8375원에서 1만1301원으로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무선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은 21.2%에서 27.6%로 커졌다. 업계 전문가는 “케이티에프와 엘지텔레콤의 매출 내역도 비슷하다”며 “이제부터는 무선인터넷 이용료에 관심을 가져야 요금을 절약하고, 어느 날 갑자기 수십만원에 이르는 요금을 청구받고 속상해하는 일도 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섭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