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100만원까지 할인 지엠코리아는 이달부터 캐딜락과 사브 전 차종을 대상으로 ‘직원가 할인판매제’를 도입해, 최고 1100만원까지 깎아 팔고 있다. 직원가 할인판매는 자사 직원들이 차를 살 때 제공하는 우대 조건을 소비자에게도 적용하는 판촉 방식이다. 차를 직원가로 팔 때 적용하는 할인율은 일반적으로 직원들의 근속연수에 따라 차 값의 10~30%에 달한다. 지엠코리아가 도입한 직원가 할인판매는 실적 부진으로 고전 중인 지엠이 북미시장에서 실시하고 있는 할인판매 전략이다. 단기간에 판매 실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가격 불신과 출혈 경쟁 등의 위험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탓에 국내에서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 업체들도 도입을 꺼린다. 다른 수입차 업체들은 지엠의 파격적인 판매전략이 자동차 판매시장을 왜곡시키고 가격 불신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한 수입차 업체는 “지엠 사정이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부메랑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국산차 업체 관계자는 “그렇게 어려웠다는 외환위기 때도 직원가로 차를 팔지는 않았다”면서 “지엠 사례는 수입차의 가격 거품이 크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가격은 높은 마진율 탓에 도입 원가의 두 배 수준이다. 수입차에는 통관 때 차 값의 8%에 해당하는 관세와 특별소비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의 세금이 붙는다. 수입업체와 딜러들이 챙기는 마진은 이보다 훨씬 크다. 마진 폭은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40~5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미국과 일본에서의 딜러 마진 폭은 10% 정도다. 국내 수입차 가격구조가 이렇다보니 차값이 실제 도입가격의 갑절 이상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것이다.
마진폭 20%~50% 알려져
차값 합리적 조정 업체도 이런 가격구조를 바탕으로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할인판매에 나서고 있다. 올 들어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볼보,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은 등록세와 취득세를 지원해주거나, 장기 무이자 할부 등의 방식으로 300만~500만원씩 차 값을 할인해주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전시장 운영과 판촉 활동 등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이 마진에 포함돼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그렇게 이익 보는 건 없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마진을 낮춰 차값을 합리적으로 정한 곳도 있다. 혼다는 지난해 들여온 스포츠실용차(SUV) ‘시아르 브이’(CR-V)의 두바퀴굴림 모델 가격을 2900만원대로 낮췄다. 일본에서의 판매가격 2220만원에다 운임비와 관세, 마진 등을 더해 최소 4천만원은 예상됐던 차다. 혼다 관계자는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승부를 건다는 판매 전략에 따라 마진율을 최소화했다”라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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