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01 20:45
수정 : 2005.03.01 20:45
요즘 나오는 휴대전화 단말기의 특징은 일단 ‘크다’는 것이다. 300만 또는 500만화소에 이르는 디지털 카메라에 광학줌, 엠피3플레이어에 디엠비(DMB) 기능까지 넣다 보니 자꾸 커지는 것이다.
그동안 휴대폰은 커졌다가 다시 작아지는 순환을 계속해 왔다. 무전기처럼 컸던 초기의 휴대폰은 2000년대 초반에 귀걸이나 목걸이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작아졌다가, 엠피3플레이어와 디지털카메라 기능이 들어가면서 다시 커져왔다.
모토로라가 내놓은 ‘미니모토’(모델명 ms400)는 엠피3플레이어와 디카 기능을 넣은 휴대전화가 이만큼 작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엠피3플레이어와 31만화소 카메라폰이 내장되어 있으면서도 손가락 두개 정도 밖에 안된다. 정확한 규격은 길이 90mm에 폭 32.4mm다.
팬택앤큐리텔이 내놓은 초소형 모델인 ‘스윙폰’(모델명 PH-S4000)와 비교하면, 길이는 약간 길고 폭은 더 좁은 편이다. (스윙폰 역시 31만 화소 카메라와 엠피3플레이어 가능을 지원한다.) 그래도 슬라이드형으로는 국내에 나온 모델 중 가장 작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미니모토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은 엠피3플레이어 같다는 것이다. 애니콜의 300만화소 카메라폰이나 팬택앤큐리텔의 디카폰 시리즈들이 디지털 카메라의 외형을 지향한다면, 미니모토는 엠피3플레이어 기능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미니모토는 128메가바이트(MB)의 외장메모리를 쓸 수 있어, 여기에 5MB 기준으로 20곡 이상의 노래를 넣을 수 있다. 배터리를 꺼내면 뒤쪽에 메모리카드를 넣을 수 있는 슬롯이 있다. 여기에 손톱만한 에스디(SD) 트랜스플래시를 넣으면 된다.
모토롤라는 엠피3플레이어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멀티태스킹’ 기능을 넣었다. 문자 메시지를 작성하거나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면서도 엠피3 파일을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무게도 90g 밖에 되지 않는 만큼, 목걸이처럼 목에 걸고 이어폰을 연결해 엠피3플레이어처럼 쓰다가 전화가 오면 곧바로 통화가 가능하다.
휴대전화 뒤쪽에 달린 디카에는 셀프카메라를 찍을 수 있는 미니거울도 달려 있지만, 31만화소 밖에 지원되지 않는 게 아쉽다.
또한 3차원 게임을 위한 기가(GIGA) 엔진을 탑재해, 휴대폰 게임 성능도 크게 높였다. 게임 2종류가 내장돼 있는데, 문제는 액정과 키패드의 크기가 워낙 작기 때문에 게임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화 번호는 최대 2000개까지 저장이 가능한데, 단축번호는 200명까지만 지정할 수 있는 것도 단점이다.
정리하자면 휴대전화와 엠피3플레이어를 따로 들고 다니기 귀찮은 이들과 핸드백에 쏙 들어가는 작은 크기를 좋아하는 여성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30만원대의 부담없는 가격을 생각해 보면, 사회 초년생들에게도 적당할 듯하다. 네이버 지식쇼핑을 검색해 본 결과 신규 가입이나 번호이동의 경우에는 최저가격이 32만원이었다.
그러나 손이 큰 남성들이나, 게임 기능과 무선인터넷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권할 만한 모델이 못된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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