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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04 13:39 수정 : 2006.05.04 19:35

흥얼흥얼 노래로 전파 주효…높은 음보다 안정적 멜로디
출시 한달만에 100억 돌파…시엠송 무료 다운로드 동나


노래 가사를 잘 외우지도 못하는 직장인 하지원(26)씨는 요새 길을 가다가 곧잘 노래를 흥얼거린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괜찮아~ 잘 될거야~” “에쓰오일 나는 에쓰-오일, 에쓰-오일, 에쓰-오일, 에쓰-오일이니까~!” 하씨가 흥얼거리는 노래는 무심코 본 광고 속의 짧은 시엠송들. 하씨는 하루 종일 이 노래들이 귓가에서 윙윙거린다고 말한다.

최근 시엠송으로 톡톡히 광고 효과를 보는 상품들이 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2월 내놓은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는 트로트 풍의 시엠송을 앞세워 출시 한달여 만인 지난달 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코카콜라의 산뜻한 ‘하루녹차’도 가수 이한철의 슈퍼스타를 윤은혜가 광고에서 부르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미니홈피에서 시엠송 무료 다운로드 신청을 받았는데 우리가 준비한 2만6200건 무료 다운로드가 홈페이지 오픈 2주 만에 동이 났다”며 “3월4일 출시한 산뜻한 하루녹차의 매출도 목표액보다 초과 달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도 최근 광고 출연자들이 자기만의 버전으로 시엠송을 부르는 광고를 방송하고 있다. 하씨는 “예전에는 에쓰오일을 잘 몰랐는데 요즘은 주유소를 보면 에쓰오일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방송에서 쓰인 시엠송을 벨소리 다운로드, 전화 대기음, 라디오 광고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광고를 기획한 대홍기획의 박계남 팀장은 “식음료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이미지를 떠올려서 바로 구매한다”며 “제품을 가장 쉽게 알릴 수 있는 시엠송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주유소 광고나 신용카드 등 그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에쓰오일 광고를 기획한 제일기획의 오창석 차장은 “과거 2년 동안 에쓰오일 광고는 매우 점잖았다”며 “주유소 시장이 워낙 포화 상태라 이성적으로 설득시키기보다는 브랜드를 입에 붙여서 전염시키는 광고 전략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시엠송을 활용한 광고가 항상 좋은 반응을 보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하우젠 은나노스팀 세탁기를 광고하며 선보인 “살균세탁 하셨나요 하우젠~”이라는 짧은 시엠송은 광고 방영 당시 소비자들로부터 짜증난다는 항의를 받았다. 강재덕 오디오 피디는 “사람들이 느끼는 편안한 음이 아니라 높은 음을 택한 경우”라며 “소비자들은 특이한 것보다는 안정적인 멜로디에 더 호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 피디는 “시엠송은 소비자가 몇번 보지 않더라도 각인이 되게 멜로디가 쉬워야 한다”며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시엠송은 트로트, 에쓰오일 시엠송은 로컨롤 멜로디를 채택해 성공한 사례”라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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