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회 가입자 피해 눈덩이

납입금 떼이거나 중도해지때 환급 못받아

지난해 피해상담 2배 늘어

대구에 사는 정경호(60)씨는 2001년 6월 ㄱ상조회사에 월 3만원, 5년납으로 180만원 상조상품을 계약하고 108만원을 납입했다. 최근 딸의 결혼식에 상조 서비스를 이용하려 했지만 회사가 폐업을 해 정씨는 그동안 납입한 108만원을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 부산에 사는 이경선(65)씨는 99년 4월 ㄴ상조의 회원으로 가입해 월 2만원씩 120만원을 불입했다. 이씨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얼마 전 계약을 해지한 뒤 해약환급금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불입금액은 절대 환급되지 않는다고 거절했다.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성화하던 상조업이 충청과 수도권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소비자 피해도 점차 커지고 있다. 2005년 한햇 동안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상조회사 관련 피해 상담은 219건으로 전년의 91건에 견줘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이는 2003년 58건과 비교하면 2년 사이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황진자 소비자보호원 선임연구원은 “전국적으로 200여 개의 상조회사에 100만여 명이 가입돼 있지만 관련 법령이 없는 데다, 가입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갖춰진 곳이 드물어 피해 상담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5년8개월간 소보원에 접수된 상조회사 관련 상담사례 562건을 분석해보면 이런 실태가 잘 드러난다. 중도 계약 해지시 사업자가 과다한 위약금을 요구하거나 납입금 지급을 거절하는 사례가 64.6%(363건)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가입자의 계약 철회 요구 거절 4.8%(27건), 사업자의 도산으로 서비스 미이행 3.9%(22건), 제공된 서비스 불만 2.1%(12건) 등의 차례였다.

실제로 상조회사 23개 업체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약관을 분석한 결과 소비자가 가입 뒤 중도 해지할 경우 위약금이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입기간별로 보면 1년 이내 해지할 경우 평균 총불입금액의 14.6%만 해약환급금으로 돌려주고 있으며 △2년 이내 해지시 43.1% △3년 이내 55.2% △4년 이내에는 65.5%를 돌려받을 수 있다. 또 평균 ‘가입 후 9개월’까지는 소비자가 납부한 총 금액에 대해 영업비 지출 등을 이유로 전혀 환급해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상조회사 약관과 관련해, 중도 해지에 따른 총 공제금액이 일반적인 거래관행상의 위약금(통상 총 거래금액의 10%)을 훨씬 웃도는 약관 조항은 불공정하다고 심결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윤영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