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30 15:59
수정 : 2006.03.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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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티엔지 kt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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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칸이 케이티앤지(KT&G)를 돕고 있나?”
지난 3월1일 출시된 ‘아리랑’ 담배가 최근 흡연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인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케이티앤지 쪽은 이에 대해 최근 아이칸 쪽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논란 등으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과 관련이 있지 않느냐는 해석을 하기도 한다.
케이티앤지 자료를 보면, 지난 1일 출시 이후 4주간 아리랑의 판매량은 910만갑에 이르렀다. 이는 2004년 이후 출시된 담배 중 로크럭스(1212만갑), 인디고(1052만갑)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비젼(808만갑), 제스트(449만갑), 엔츠(444만갑) 등에 견줘 배 이상이 되기도 한다.
더욱이 케이티앤지는 최근 몇년간 시나브로(1998), 한마음(2000), 잎스(2001), 도라지(2003) 등의 한글이름 담배를 시장에 내놓았으나, 번번이 별다른 호응을 못얻어 대부분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케이티앤지는 ‘국적 불명’이라는 일부의 비판을 무릅쓰면서도 새롭게 출시하는 담배의 이름을 대부분 영문으로 표기해왔고, 아리랑 출시 당시 회사가 경영권 분쟁에 온통 휩싸였던 때라 영업활동에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하던 시기라 아리랑의 이런 분전은 더욱 이채롭다.
이에 따라 케이티앤지 내부에서는 아리랑의 판매호조가 일종의 ‘애국 흡연’ 움직임 아니냐는 아전인수격 해석도 내놓고 있다. 아리랑은 이름부터 한국 이미지를 강하게 띄고 있는데다, 지난 1958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매된 필터담배여서 강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58~76년, 84~88년 두 차례에 걸쳐 발매되다, 이번 경영권 분쟁 와중에 18년 만에 부활된 것이다. 더욱이 출시일자도 삼일절(3월1일)에 맞췄다.
<한겨레>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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