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정하고 불만처리하고
물건 사는 게 재미있게
구매자: 티셔츠가 얇아 보이는데...-_-..흰색 사면 속옷 안 비쳐 보이나요?
판매자: ^^막상 받아보시면 그다지 얇지 않아요. 그냥 입으셔도 됩니다.
지마켓(gmarket.co.kr)의 500여 판매자들의 온라인 가게에는 ‘지메신저 문의’가 ‘온(on)’표시로 켜져 있다. 백화점이나 동대문 쇼핑몰 옷 가게에 들어가서 자질구레한 질문을 던지듯 메신저 질문을 하면 실시간으로 응답을 해준다. 옥션(aution.co.kr)은 상담원과의 일대일 채팅 문의 서비스인 ‘라이브 챗’을 운영한다. 배송 불만 등 쇼핑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민원을 상담원과 메신저 대화 창을 통해 일대일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
최근 온라인 장터와 종합쇼핑몰 대표 사이트들이 ‘일대일 맞춤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확대하고 있다. 메신저 사용이 일상화된 환경을 토대로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흥정이나 질문처리 등에서 오프라인의 속도와 친밀감을 따라잡으려 하는 셈이다.
지마켓에선 지난해 12월 이후 4만~5만명의 판매자 가운데 인기 판매자인 ‘파워딜러’를 중심으로 500여명이 지메신저를 상시적으로 켜놓고 있다. 활용률이 아직 1% 수준이지만 3월부터는 고객이 지메신저로 말을 걸어오면 판매자가 음성으로 대꾸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보완해 사용을 적극 권장할 계획이다. 지마켓은 “매달 4만~8만명이 메신저 대화를 거쳐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며 “신뢰성이 높아져 환불·반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옥션의 라이브 챗은 이른바 ‘콜 센터’상담 기능을 메신저로도 제공하는 사례다. 평일 근무시간(오전 9시~오후 7시) 중에는 일대일 채팅문의 단추만 누르면 익숙한 메신저 대화 창이 뜨고, 채팅 상담원과 연결된다. 대기인이 있어도 메신저를 켜놓고 다른 일을 하면 되니, 콜 센터 연결 지연으로 수화기를 들고 기다리는 짜증을 훨씬 더는 셈이다. 옥션은 “한번도 구매한 적이 없는 회원들에 한해 시험적으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2월 중순부터 모든 회원으로 대상을 넓혔다”며 “30만명이 받던 서비스를 1500만명이 받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지에스이숍(gseshop.co.kr)은 인공지능 일대일 대화가 가능한 ‘쇼핑 도우미 샤피’ 서비스를 제공한다. 엠에스엔 메신저의 인공지능 대화 상대인 ‘심심이’처럼 질문을 하면 미리 등록된 대답들이 메신저 대화 창에 뜬다. 대화 상대가 사람이 아닌 탓에 한계가 있지만, 쇼핑객의 질문 사례가 업그레이드되면서 고객과 농담도 주고받을 수 있을 만큼 진화했다. 예컨대 ‘샤피 넌 왜 머리가 크니?’라고 물으면 ‘어깨가 좁은 거에요... ㅡ.ㅡ’라고 받아칠 정도다.
배동철 옥션 커뮤니케이션실 이사는 “메신저 같은 친숙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활용하는 것은 게시판이나 이메일보다 한단계 진화된 개념”이라며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 ‘간접성’이란 온라인 상거래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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