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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05 19:38 수정 : 2006.02.05 19:38

40인치 PDP ‘100만원대’ 월드컵 앞두고 ‘선점’ 위해 업체마다 연초 가격인하

연초부터 대형 디지털텔레비전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겨울 올림픽과 월드컵 같은 초대형 스포츠 행사를 앞두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체들이 대거 가격내리기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는 지난달 20일부터, 소니는 23일부터 액정표시장치(LCD)와 플라스마 디스플레이패널(PDP) 텔레비전 값을 10~20%씩 낮췄다. 지난해 12월 가격을 내린 지 한달여 만이다.

울며겨자먹기? 마케팅 전략?=한 텔레비전 제조업체 관계자는 5일 “요즘 업계는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에서 텔레비전 가격을 내리면 뒤따라 내리는 상황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추가 인하를 기대하며 구입 시기를 늦추는 대기 수요자가 늘지 않을까’ 걱정하는 제조사들도 부쩍 늘어났다.

제품 가격의 인하는 수요 증가와 대량 양산에 따른 원가 절감, 경쟁 격화 등을 감안할 때 당연한 흐름으로 풀이된다. 굵직굵직한 국제 스포츠 행사가 기다리고 있는 올해는 특히, 대형 텔레비전의 대중화를 겨냥한 가격 공세가 이미 예상됐던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급격한 가격 하락폭에 업계는 고심하고 있다. 2년 전 1천만원에 육박하던 삼성전자의 40인치 엘시디 텔레비전의 경우 지난 연말에 이어 연초에 또 가격이 내리면서 3분의 1에 가까운 360만원으로 값이 떨어졌다. 32인치도 2004년 초 500만원하던 것이 그해 말 320만원으로, 지난해 말 다시 250만원으로 떨어졌다가 연초에는 220만원으로 낮아졌다.

중견 업체들도 가격 경쟁에 가세하는 양상이다. 디지털 디바이스는 지난달 19일부터 온라인을 통한 판매 가격을 이전보다 30% 안팎씩 내렸다. 이에 따라 279만원이던 42인치 피디피 텔레비전이 199만9천원에 나오는 등 처음으로 ‘40인치대 100만원 시대’가 열렸다.

추가 하락 언제?=제조사들의 사정이 어떻든 소비자들의 관심은 추가 하락 움직임이다. 하루가 지나면 새로운 제품들이 쏟아지고 기존 모델 가격이 뚝뚝 떨어지는 상황에서, 구입시기를 저울질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종합가전매장인 하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소니가 ‘브라비아’를 앞세워 특가 판매로 치고 나오면서 가격을 내린 삼성, 엘지가 연초에 또 가격을 낮췄기 때문에 당장은 추가 여력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수요 확대와 7세대 생산라인의 본격 가동에 힘입어 패널 원가의 하락이 더해진다면 또 한 차례 큰 폭의 가격 하락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시기로는 월드컵이 열리는 6월과 연말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동안의 가격 하락으로 40인치대에서 엘시디와 피디피 텔레비전간의 가격 차이는 크게 좁혀졌다. 삼성전자의 42인치 피디피 텔레비전은 2년 만에 800만원에서 390만원으로 낮아졌다. 40인치 엘시디 텔레비전과 불과 30만원 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형 스포츠행사는 대형 디지털 텔레비전 수요를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여서 가격 대중화가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지난해 말과 연초에 이뤄졌던 급격한 가격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 쪽은 “2002년 월드컵 때처럼 ‘1+1’과 같은 끼워주기나 패키지 방식의 판촉행사를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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