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17 16:37
수정 : 2019.09.1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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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미자동차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16일 공장 폐쇄 결정이 이뤄진 제너럴모터스(GM)의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햄트램크 조립공장 앞에서 파업 돌입을 알리는 표지판을 목에 걸고 시위를 하고 있다. 미국 전역의 지엠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4만9000명은 이날 자정을 기해 파업에 돌입했다. 디트로이트/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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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기본급 5.65% 인상 및 생산물량 확보 요구
회사 “수익성 회복 시급…노조 요구 수용 어렵다”
미국 지엠 노조 전면파업 돌발 변수에 촉각
경쟁력 회복 여부가 관건…신차개발 여력 없어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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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미자동차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16일 공장 폐쇄 결정이 이뤄진 제너럴모터스(GM)의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햄트램크 조립공장 앞에서 파업 돌입을 알리는 표지판을 목에 걸고 시위를 하고 있다. 미국 전역의 지엠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4만9000명은 이날 자정을 기해 파업에 돌입했다. 디트로이트/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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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단협을 두고 한국지엠(GM) 노사 대립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양쪽 견해 차이가 팽팽한 기싸움으로 번지는 가운데 미국 제너럴모터스 노조의 전면파업 소식에 노사 모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엠의 글로벌 사업재편 속에 국내 판매 부진과 노사 갈등 등이 겹치면서 한국지엠의 미래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추석연휴 직전 전면파업을 벌인 한국지엠 노조는 이르면 이번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쟁의 방향 등을 정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생산직과 사무직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나흘간의 부분파업을 거쳐 이달 들어 사흘간 전면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고통분담에 참여한 만큼 올해 기본급 5.65% 인상을 비롯해 생산물량 확보 방안 등 미래발전전략을 회사가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성근 한국지엠노조 교육선전실장은 “2022년 이후 부평2공장의 생산 계획을 회사에서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저 돈 달라고 파업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쪽은 노조 요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 여건이 어렵고 수익성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어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지엠 본사는 한국지엠에 노조 파업이 계속되면 생산 물량 일부를 다른 국가 공장으로 넘길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흘리고 있다. 노조는 사쪽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추가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노조 쪽은 “지난해 고통분담의 대가가 생산 물량을 빼겠다는 협박과 구조조정이면 더는 참을 수 없다. 조합원에게 다시 고통을 강요하는 지엠 자본에 맞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로선 임·단협 쟁점에 대한 이견이 팽팽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노사간 대립이 깊어지는 사이 미국 지엠 노조의 전면파업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지엠 노조가 파업에 나선 것은 2007년 이후 12년 만이다. 이번 파업은 지엠과 전미자동차노조(UAW) 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장기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조가 고통을 분담한 만큼 고용과 임금, 미래 발전을 위한 사쪽 안을 제시하라는 요구는 양쪽 모두 비슷하지만, 미국 지엠은 구조조정을 통해 수년간 수익성을 개선시켰다는 게 한국지엠과 다른 점이다. 한국지엠은 최근 5년간 누적적자만 4조원이 넘을 정도로 경영 상황이 악화돼 있다. 지난해 한국지엠을 살리기 위한 회생계획안에는 산업은행 지원금만 8천억원이 들어갔다.
관건은 한국지엠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느냐다. 판매를 늘려 이익을 내려면 제대로 된 신차가 필요하지만 수년간 영업적자로 신차 개발의 여력이 없다는 게 가장 문제로 꼽힌다. 그러다보니 미국에서 들여오는 쉐보레 차량에 의존하게 되고 판매실적은 계속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져드는 것이다. 현재 한국지엠의 판매차종 가운데 수입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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