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기도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열린 기둥측면충돌 시험 시연회에서 BMW 차량이 기둥과 충돌하는 순간. 교통안전공단 제공
안전도평가 올해로 20년
BMW 충돌시험 현장
10일 경기도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열린 기둥측면충돌 시험 시연회에서 BMW 차량이 기둥과 충돌하는 순간. 교통안전공단 제공
유리창 너머 갑자기 나타난 베엠베(BMW) 차량 한 대가 쇠기둥과 충돌했다. 차체가 찌그러진 채 맥없이 튕겨 나간 차량의 후미등이 깜빡거렸다. 10일 오전 경기 화성시에 있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열린 충돌시험 장면이다.
이날 시연된 건 기둥측면충돌 시험이었다. 도로에서 미끄러져 전신주나 나무에 부딪혔을 때 탑승자와 차량에 어떤 충격을 주는지가 분석 대상이다.
BMW 520d 모델이 널찍한 차량이동대차에 실려 충돌시험동 바깥에서 출발을 준비했다. 차량이동대차는 80m를 달려와 비스듬히 실린 BMW를 75도 각도로 쇠기둥과 충돌시켰다. 충돌 당시 속도는 시속 32㎞.
10일 경기도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열린 기둥측면충돌 시험을 마친 BMW 차량. 교통안전공단 제공
충돌시험이 끝난 뒤 ‘사고 현장’에 가보니 충돌 부분인 운전석 쪽의 사이드 에어백이 작동했지만 차체는 심하게 찌그러졌다. 충돌로 인한 연료 누출이나 ‘문 열림’은 없었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타고 있던 더미(실험용 인체모형) 중 조수석 더미의 오른팔이 들려 있었다. 자동차안전연구원 김시우 연구위원은 “에어백이 터진 운전석 더미보다 조수석 더미의 상해가 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밀 촬영한 동영상을 보니 실제로 충돌 당시 조수석 더미의 목과 머리가 심하게 흔들리며 운전석 더미의 어깨에 강하게 부딪히는 장면이 포착됐다. 외부 충격으로 운전자와 동승자가 차량 내부에서 부딪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 대책의 필요성이 입증된 것이다. 정식 충돌시험에선 더욱 정교하게 제작된 더미를 통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분석하게 되고 이런 자료는 자동차안전도평가시험 규정에 반영된다. 자동차 안전 제고를 위한 기본 정보가 되는 것이다.
자동차안전도평가는 1999년 정면충돌시험부터 시작해 제동 안전성, 주행전복, 여성 운전·탑승자 평가, 어린이 충돌 안전성 등 20년 동안 평가 항목이 꾸준히 늘었고 안전도 평가 대상 차량도 1999년 4.6%에서 63.8%(2017년 기준)로까지 증가했다. 안전도평가를 통해 안전등급을 매겼고 제조사는 차량 제작 과정에 이를 반영해 안전도를 높였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자동차안전도 평가를 통해 줄어든 사망자 수를 1만4021명, 전체 차량 사망자 감소의 20%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기둥측면충돌 시험 동영상]
글·영상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영상 교통안전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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