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29 18:47
수정 : 2019.03.29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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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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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 10개월 만에 새 주인 맞이
㈜명신 등 부품업체 컨소시엄
1130억원에 공장 인수 합의
“2000억 투자해 900명 고용 목표
OEM 방식 연 15만대 전기차 생산”
‘군산형 일자리’ 등 지역경제 청신호
전북도 “조기 정착하도록 적극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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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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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GM)이 지난해 5월 폐쇄한 군산공장을 국내 자동차부품업체 컨소시엄에 매각한다. 공장이 재가동되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잇따른 폐쇄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기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지엠과 차 부품업체 ㈜명신이 주도하는 군산공장 인수 컨소시엄은 29일 비공개로 군산공장 매각·인수를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날 명신의 모기업인 엠에스(MS)오토텍은 “종속회사인 명신이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토지와 건물 등을 1130억원에 취득하며, 취득 예정일은 6월28일”이라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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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군산공장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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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모기업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사업 구조조정으로 폐쇄 10개월 만에 새 주인을 찾아 활로를 모색하게 됐다. 인수 대표 업체로 나선 명신은 경북 경주에 본사를 둔 엠에스오토텍의 자회사로,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을 주거래선으로 둔 부품 전문 제작업체다. 엠에스오토텍은 현대차 사장과 현대증권 회장을 역임한 이양섭 회장이 설립한 회사로, 현재는 아들인 이태규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다. 엠에스오토텍은 명신과 금형 제작업체 엠에스티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9천억원에 이른다. 국내 부품업체 3~4곳과 컨소시엄을 이룬 명신은 군산공장을 인수한 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전기차를 위탁 생산할 계획이다. 판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국외시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매각 협상이 이뤄지면 군산지역 경제는 물론 경영정상화를 꾀해온 한국지엠에도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라북도와 군산시는 이른바 ‘군산형 일자리’ 등과 연계해 투자기업의 조기 정착을 위해 연구·개발과 시설 지원 등에 나설 방침이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6월에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까지 생산 준비를 마친 뒤 2021년부터 전기차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부품업체 컨소시엄은 군산공장 인수와 초기 생산시설 등에 2천억원을 투자해 앞으로 인력 900여명을 고용하기로 했다. 군산 전기차 공장은 초기 연간 5만대 규모로 시작한 뒤 5년 안에 자체 모델을 개발해 2025년에 연간 15만대까지 생산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군산공장 생산라인은 비교적 최신 설비인데다 도장 공정까지 갖췄기 때문에 기존 설비 활용도가 높아 전기차 생산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지난해 5월 폐쇄 뒤 직원 2천여명 가운데 1400명가량이 희망퇴직하고, 600여명은 부평과 창원 공장에 전환 배치되거나 무급휴직 상태로 복직을 기다리고 있다. 군산지역 협력업체 119곳 가운데 15곳이 휴·폐업하는 등 지역경제도 큰 타격을 입었다.
홍대선 박임근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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