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빼고 다 바꾼’ 8세대 신형 출시
신규 플랫폼·엔진 장착, 상품성 높여
가솔린 2.0·LPI 2.0 모델 우선 판매
하반기 1.6 터보·하이브리드 2.0 출시
SUV에 밀린 세단 시장에 활기 예고
8세대 신형 쏘나타.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21일 중형 대표 차종인 신형 쏘나타를 출시했다. 5년 만에 완전히 바뀐 8세대 모델로, 스포츠실용차(SUV)에 밀려 시들해진 중형차 시장을 다시 일으킬 불쏘시개가 될 지 주목된다.
현대차는 이날 오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신차 발표회를 열어 신형 쏘나타를 선보였다. 이번 신차는 차체의 뼈대를 이루는 플랫폼부터 디자인, 파워트레인(동력계통)에 이르기까지 차 이름을 제외하고 완전히 바뀌었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은 “쏘나타가 더이상 ‘국민차’나 ‘아빠차’가 아니어도 괜찮다. 에스유브이에서 느끼지 못하는 감각적인 쿠페 스타일의 세단이고 싶다는 게 새로운 쏘나타의 정체성”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에 새로 개발한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해 차체 강도는 10% 이상 높였고, 무게는 55㎏ 줄였다. 심장 격인 엔진은 차세대 엔진인 ‘스마트 스트림’을 장착해 가솔린 1.6 터보와 가솔린 2.0, 엘피아이(LPI) 2.0, 하이브리드 2.0 등 4가지 라인업을 갖췄다. 터보와 하이브리드 모델은 올 하반기 출시된다. 가솔린 2.0 모델의 동력계통은 ‘스마트 스트림 G2.0 CVVL’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160마력, 최대토크 20kgf·m의 동력성능을 낸다. 연비는 기존 모델보다 10.8% 향상된 13.3㎞/ℓ(17인치 타이어 기준)다. 전반적으로 외형은 매끈하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기존 모델보다 전고(높이)가 30㎜ 낮아진 대신 휠베이스는 35㎜, 전장(길이)은 45㎜ 늘어났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에 차량 열쇠가 없어도 도어 잠금·해제에서 시동·주행까지 작동할 수 있는 스마트폰 기반의 ‘디지털키’를 처음 적용했다. 가격은 2346만원(가솔린 2.0 모델 기준)부터 시작하며 최고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은 3139만원부터다.
신형 쏘나타 주행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에 거는 기대는 크다. 전체 판매량은 줄어들고 있고 시장 점유율도 추락하는 등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 환경에 놓였기 때문이다. 쏘나타는 승용차 라인업에서 아반떼와 그랜저에 이어 가장 많이 판매되는 모델이다. 그동안 현대차가 성장한 데는 준중형에서 아반떼, 중형 쏘나타, 준대형에서 그랜저라는 대표 차종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형 쏘나타는 간판 모델을 넘어 현대차가 처한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상징적인 차”라고 말했다.
1985년 처음 등장한 쏘나타는 30여년 역사를 이어온 최장수 브랜드이자 한때 중형차의 절대강자로 군림했으나 모델 노후화와 스포츠실용차 바람에 밀려 최근 위상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추락했다. 최근 현대차의 부진은 복합적이지만 이런 주력 차종들이 제 역할을 못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신형 쏘나타는 일단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출시 전부터 신차 바람을 일으켜온 현대차는 사전계약 접수를 시작한 지 5일 만에 1만대 계약을 이뤄내며 순풍을 이어가는 중이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의 이미지를 고려해 택시로 판매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은 “혁신적 변화와 합리적 가격으로 올해 판매 목표를 7만대로 잡았다”며 “에스유브이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위축된 세단 시장을 부흥시키고 명예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고양/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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