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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07 11:00 수정 : 2019.03.07 11:19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 생산라인. 연합뉴스

공장 가동률 50% 이하 떨어지자
직원 2천명 감축 이어
베이징 1공장 가동 중단 검토
현대차 “수익성·경쟁력 제고 차원”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 생산라인. 연합뉴스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에 고전해온 현대자동차가 구조조정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중국 합작법인의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자 인력 감축에 이어 설비 축소 등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7일 “중국 사업의 전반적인 재검토를 통해 수익성과 경쟁력을 회복하는 방향을 찾고 있다”며 “생산에서 판매까지 전 부문이 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최근 인력 감축을 위해 베이징 1, 2, 3공장 직원 2천여명을 창저우와 충칭 등 다른 공장으로 전환배치하거나 희망퇴직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과잉 생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장 노후화된 베이징 1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중에 중국과의 합작 1호인 ‘베이징 1공장’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2017년 사드 보복 여파와 판매 부진으로 중국 공장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자 인력과 설비의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현대차가 중국에 가동중인 공장은 가장 최근에 지은 충칭공장까지 모두 5곳이 있다. 지난 2002년 세워진 베이징 1공장은 연간 생산능력이 30만대에 이르지만, 가장 오래된 시설이라 현대차가 정리를 한다면 첫번째 대상이 될 것으로 꼽혀왔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을 폐쇄하는 것은 아니며 효율적인 활용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27일 국내 투자자 설명회에서 “지엠(GM)과 혼다, 포드 등 글로벌 업체들이 과잉설비를 줄이기 위한 자율적 노력을 진행 중”이라며 “(현대차도) 중국 사업 부진과 과잉설비 해소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장은 “중국 내 일부 공장 인원과 설비 조정이 있었다. 과잉설비 해소와 동시에 동남아, 중남미, 동구, 중부 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 사업 부문에서 대폭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중국연구소와 지주사, 생산본부 등을 합쳐 중국사업본부에서 교체된 임원은 20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7월에는 베이징현대와 둥펑웨다기아의 총경리(사장)도 교체됐다.

베이징현대차의 구조조정은 근본적으로 판매가 잘 되고 있지 않은 탓이 크지만 중국 사업의 전략적 실패에서 기인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존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현지에 적합한 신차종 출시 시기를 놓친 게 더 큰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급성장한 중국 토종업체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현대·기아차의 턱밑까지 바짝 좇아왔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자동차 수요가 정체돼 실적 회복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이 역성장(-4.1%)했으며 올해도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갈등 지속에 따라 0.2%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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