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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14 05:00 수정 : 2018.11.14 07:26

광주시, 산은에 자금지원 비공식 요청
“현대차와 투자협약 체결때 산은도 포함”
재무적 투자자(FI)로 최대 420억원
4200억원 이내 대출 지원 등 요청

윤장현 광주시장(왼쪽에서 5번째)이 광주은행 등 지역 7개 사업장 노동조합 위원장들과 지난해 9월 광주시청 대회의실에서 '광주형 일자리 성공정착을 위한 함께 날자! 광주야!' 행사를 갖고 있다. 정대하 기자

완성차 공장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중인 광주광역시가 케이디비(KDB)산업은행(산은)에 정책자금 지원과 재무적 투자자(FI)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책은행인 산은이 광주시의 요청을 수용해 지원할 경우 광주에 들어설 완성차 공장은 준공기업 성격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산업은행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광주시는 광주 완성차 공장 합작법인 설립 과정에 산은이 재무적 투자자로서 참여하고 신설법인 운영에 필요한 자금 대출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광주시는 현대자동차와 진행중인 투자 협상을 타결 짓고 협약을 체결할 때 산은까지 포함해 협약을 맺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광주 완성차 공장 합작법인 설립에 들어갈 총 투자 규모 7천억원 가운데 자기자본은 2800억원으로 잠정 확정된 상태다. 광주시가 지분의 21%(590억원)를, 현대차가 19%(531억원)를 분담하고 나머지 60%(1680억원)는 재무적 투자자를 모집해 충당한다는 게 광주시의 구상이다.

광주시가 산은에 요청한 자금지원 내역을 보면, 산은이 재무적 투자자로 최대 420억원을 투입하고 정책자금으로 4200억원 한도 내에서 대출 지원을 해달라는 것으로 돼 있다. 산은의 지분 투자 규모를 최대 420억원으로 설정한 것은 현행 은행법상 투자기업은 자본금의 15% 안에서 참여하도록 한 규정에 따른 것이다. 정책자금 지원 규모는 합작법인의 총 자본금 7천억원 중 자기자본 2800억원을 뺀 나머지 타인자본으로, 신설법인 운영에 필요한 자금으로 쓰겠다는 게 광주시의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주시의 요청대로 산은의 자금지원이 이뤄질 경우 광주 완성차 공장 합작법인은 지자체와 국책은행의 투자 비중이 60~70%에 달해 준공기업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시가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현대차 등의 투자를 받아 기존 완성차 생산직 연봉의 반값으로 생산공장을 짓는 사업이다. 광주 완성차 공장의 합작법인 설립 과정에 국책은행을 참여시키겠다는 계획이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시 쪽은 “산은에 비공식 제안한 뒤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광주시로부터 공식 요청을 받게 되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자세다. 산은 관계자는 “공문이 아니라 사업 개요를 담은 협조 요청 자료를 받은 것이어서 지금 단계에서 뭐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사업성과 타당성 등을 검토하려면 세부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지역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노사 협력 모델을 지향해온 광주 완성차 공장 설립 계획은 그동안 이해관계자들의 견해차로 진통을 거듭해왔다. 지난 6월 현대차가 참여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사업 추진에 물꼬를 텄으나 임금 수준과 공장 운영 방식 등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한 채 5개월 동안 공전해왔다. 현재 광주시는 지역 노동계와의 협의를 거쳐 현대차와 막바지 이견을 조율 중이다.

홍대선 정대하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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