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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9.29 11:19 수정 : 2014.09.29 11:52

스카이스캐너, ‘2024 미래 여행’에서 전망
첨단기술 발전 따라
지구궤도여행·해저호텔 보편화
피투피형 여행이 대세
여행 동기는 휴식 대신 이색체험

보잉이 개발중인 7인승 저궤도 우주비행선 ‘CST-100(사진·Crew Space Transportation-100) 개념도. 탑승객은 우주정거장(ISS)에 들러 며칠을 보낸 뒤 지구로 귀환한다.
영화 속에서나 가능했던 우주나 해저 여행이 10년 뒤에는 누구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29일 세계 1위 여행 가격 비교 사이트 ‘스카이스캐너’(www.skyscanner.co.kr)가 발표한 ‘2024 미래 여행’ 보고서를 보면, 2024년에는 첨단 기술을 통해 우주와 해저로 여행을 하는 게 가능해진다. 지구 궤도 여행과 해저호텔도 보편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보고서는 첨단 기술의 변화가 여행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를 전망해본 것이다. 여행산업 전문가, 여행 컨설턴트, 연구원, 관련 정부 관계자, 동종산업 종사자, 여행잡지 에디터, 여행작가, 미래학자, 첨단기술업체 임원 등 세계 각 나라의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보고서를 보면, 먼저 10년 뒤인 2024년에는 영화 속 내지 억만장자들이나 가능할 것으로 생각됐던 지구 궤도 여행과 해저 호텔 체험이 보편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항공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저궤도 우주 항공기를 통해 대륙 간 비행시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기술이 민간 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로 이미 상당부분 현실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민간우주관광 기업인 ‘월드 뷰 엔터프라이즈(World View Enterprise)’는 2016년부터 40만㎥의 헬륨가스 풍선에 가압 선실을 매달아 여행객들을 지구 표면 위 30km 높이까지 실어나를 예정이고, 우주여행사업체인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은 대기권 도약 기술을 상업 항공에 적용해 2시간30분 만에 런던에서 시드니로 날아갈 수 있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세워질 ‘모빌로나 우주 호텔(Mobilona Space Hotel)’은 여행객들이 우주에 가지 않고도 창문을 통해 실제처럼 은하계를 보거나, 수직으로 된 바람 터널과 스파 시설에서 무중력 상태를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주여행을 ‘체험’해 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2015년 개장을 앞두고 있는 두바이의 ‘워터 디스커스 호텔(Water Discus Hotel)’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해저호텔의 모습을 보여준다. 해수면 9m 아래에 수족관과 같은 창문이 있는 21개의 스위트룸으로 설계된 이 호텔은 스파, 정원, 수영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고객이 잠수장비를 갖추고 해저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도 선보일 예정이다.

보고서는 10년 뒤에는 피투피(P2P, 사용자 간 직접 연결) 여행이 전세계 여행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에어비앤비(Airbnb)가 선보이고 있는 홈스와핑 협력 여행의 콘셉트가 보다 확장돼 숙박뿐 아니라 현지인과의 식사 등도 선택 가능해지면서 미래에는 호텔 및 다이닝 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여행자가 현지인 미식가의 집에 초대받아 함께 식사를 즐기는 ‘서퍼 클럽(Supper Club)’은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체험의 경제학(The Experience Economy)> 저자 조셉 파인은 “앞으로 현지인 중 5~10%가 여행자에게 자신의 집을 대여해 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실로 엄청난 숫자다. 여행 시장이 성숙한 선진국에서 저렴하면서도 알찬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이보다 더 안성맞춤인 여행 형태는 없을 것”이라 말했다.

이와 같은 피투피형 여행에 대처하기 위해 10년 뒤 호텔업계는 보다 고도화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2024년에는 호텔 소프트웨어가 고객의 소셜미디어 프로필 분석 등을 통해 개인 고객의 취향이 정확히 반영된 객실을 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학자인 이안 피어슨은 가까운 미래에 고객의 숙면을 돕는 마사지 기능 및 알람 기능이 탑재된 베개, 혈당 수치를 모니터링하고 체질별 식사 구성에 조언을 해 주는 센서가 부착된 잠옷을 제공하는 호텔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시차 적응에 도움을 주는 조명시설과 비타민C가 함유된 샤워시스템를 제공하는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 호텔(MGM Grand in Las Vegas)’과 고객이 태블릿PC를 통해 조명, 커튼, 실내 온도, 식사 주문, 일일 관광 코스까지 조정할 수 있는 ‘페닌슐라 홍콩(Peninsula Hong Kong) 호텔’은 미래 호텔의 단면을 보여준다. 사이버텍처(Cybertecture)사의 ‘사이버 미러(Cyber Mirror)’는 거울을 고객의 동작에 반응하는 터치스크린으로 탈바꿈시켜, 고객이 양치질을 하며 클라우드에 저장한 모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보고서는 여행의 동기 자체도 변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여행이 보다 쉽고 편리해지면서, 2024년에는 색다른 체험이 가장 강력한 여행 동기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중국 여행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10년 뒤 파리, 로마, 뉴욕 등 전통적 인기 여행지는 중국인 여행객으로 채워지고, 아프리카의 보츠와나 앙골라, 중동의 레바논, 남아시아의 부탄 등이 새로운 인기 여행지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기후 변화나 멸종 동물의 증가로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무엇인가를 찾아 떠나는 ‘최후의 여행’이 여행객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 여행업체인 내추럴 해비타트 어드벤처의 릭 구스크 제너럴매니저는 빠르게 진행되는 해빙 때문에 더이상 물개 사냥터로 향하는 북극곰을 보지 못할까 봐 지금도 수만명의 관광객들이 해마다 캐나다 북부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스카이스캐너에서 한국 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김현민 매니저는 “스카이스캐너가 올 한 해 연간 캠페인으로 진행한 ‘2024 미래 여행 보고서’를 통해 기술이 우리의 습관을, 삶의 방식을 얼마나 빨리 바꾸는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10년이라는 기간 안에 더욱 많은 것들이 가능해질 것을 기대하며, 스카이스캐너는 전세계 자유여행객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10년 내 새롭게 개발돼 2020년대 세계 여행산업의 모습을 결정할 혁신 기술과 새로운 여행 방법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는 스카이스캐너의 ‘2024 미래여행 보고서’ 시리즈는 스카이스캐너 미래여행 웹사이트 (www.skyscanner2024.com)에서 볼 수 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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