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둥근 아치형 천장이 자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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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향기자의 삶과 맛] ⑬ 똥광
홀 너머 안쪽 테이블서 ‘진한 사랑’ 나누기 제격
‘어디에도 없는 여행정보’ 주인장에 알려주기도
한 대학의 홍보를 맡은 직원이 총장에게 혼이 난다. “도대체 이걸 홍보포스터라고 만든 거야” “아 그게....총장님, 학교 이름을 최대한 많이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포스터에는 달랑 세 명의 남자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세명입니다’ 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이 대학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하하하. 세명대학교다. 믿거나 말거나!
간혹 라디오에서 이 대학 홍보 방송이 나오면 웃음이 터진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유명한 소설가 김진명이 교편을 잡고 있는 곳. 정말 이런 포스터를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발 없는 말이 내 귀에까지 들어온 걸 보면 그냥 우스갯소리는 아니지 않을까! 그 직원의 재치가 멋지다.
어느날 휘청휘청 동교동 어느 골목을 헤매고 있었다. 어? 이 골목이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긴 공백의 시간 동안 익숙했던 공간은 먹을거리와 옷, 멋진 소품들이 즐비한 색다른 장소로 바뀌어 있었다. 그 틈에 화투장 똥광이 걸려 있다. 간판도 잘 보이지 않는 이집을 설명해 주는 것은 똥광 그림의 판때기뿐이다. 왠지 주인장은 세명대학교의 그 직원처럼 재치가 번득이는 사람일 것 같다.
안이 훤히 보이는 <똥광>의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둥근 아치형 천장이 구획을 나누고 있다. 어라, 테이블이 재봉틀이네! 우리네 어머니들이 많이 사용했던 재봉틀이 곳곳에 놓여있다. 자리에 앉자 잘 생긴 주인장이 주문을 받는다.
진한 사랑을 나누고 싶은 연인이라면 홀 너머 안쪽 자리에서 한잔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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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출석부를 그려놓고 올 때마다 체크하는 단골도 제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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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 325-3067
영업시간 오후 6시~다음날 새벽 4시
메뉴 김치전 외 9천원 / 조개탕 외 1만원 / 동태찌개 외 1만1천원 / 음료 2천원 / 술들 3천원~6천원 * 귀뜸 한마디 결혼하고 싶은 그 사람과 함께 이곳에서 한잔하라. 홍대 주변에서 1차 먹은뒤 2차로 가기 좋은 곳. 주인장에게 좋은 여행 스케줄을 물어보면 일정을 비롯한 각종 정보(어디는 꼭 가야 되고 어디서 사진 찍으면 잘 나오고 등)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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